연탄으로 맺어진 '사랑방 교회'

02월 12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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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으로 맺어진 '사랑방 교회'

   

2015.06.26 11:2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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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일명 '104마을'.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가 나타나자

골목 여기저기 그늘에서 땡볕을 피하던 할머니들이 하나 둘 일어서며 반긴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꼽히는 곳. 할머니들과 허 목사가 인사를 나누는 사이, 쓰레기를 수거하는 오토바이가 지나간다. 짐칸엔 연탄재가 쌓여있다.

연탄은행은 창고에 연탄을 쌓아두고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이 필요한 만큼 연탄을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한 것.

허 목사는 10년이 넘도록 원주와 서울을 오가며 104마을을 챙겼다. 골목골목 누비며 안부도 묻고 연탄도 들여놓고, 쌀과 라면도 드렸다.

그러는 사이 겨울철이면 104마을은 유명인들까지 참여해 연탄 배달 봉사를 하는 명소가 됐다.

한겨울도 아닌 초여름에 허 목사가 이 골목을 찾은 것은 오는 7월 1일 창립하는 '연탄교회' 준비 때문. 연탄교회는 '사랑방'에 가깝다.

전파사로 쓰였던 내부 인테리어를 개조하는 공사가 막바지다. 교실처럼 2명씩 앉을 수 있는 책상 12개가 나란히 놓인 공간이 예배실.

안쪽으로는 주방과 어르신들이 쉴 수 있는 사랑방 그리고 수세식 화장실을 갖췄다.

작년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의 '좋은 교회'(특별상)로 뽑혀 받은 상금을 종잣돈 삼아 마련한 공간이다.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예배를 드리고 점심식사를 나눌 예정이다. 금요일 오전엔 성경 공부 모임을 갖는다.

할머니들은 "이제 여기 마실 와서 점심도 드시고 쉬다 가세요"라는 허 목사의 말에 "(지금 살고 있는) 방 빼야겠네~"라고 맞장구친다.

허 목사는 "지금 이 마을 1000가구 중 600가구 정도가 연탄을 쓰는데 대부분 연로한 어르신들"이라며

 "그동안 연탄과 먹을거리를 드렸는데 앞으로 교회라는 사랑방을 통해 더 어르신들 가까이서 기도도 해드리고 성경도 말씀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탄은행이 제일 바쁜 것은 겨울이지만 여름은 여름대로 '수요 조사'로 분주하다.

10월까지 올겨울에 쓰일 연탄 필요량을 파악해야 하는 연탄은행 입장에선 아직도 완전히 소멸되지 않은 메르스 걱정이 크다.

작년에도 세월호 여파로 모금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지만 허 목사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작년엔 300만장 목표를 잡았는데 모금이 부진해 외상으로 연탄을 구입해야 할 형편이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1500장을 초과해 지원할 수 있었죠.

1만명 가까운 후원회원과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뜻있는 분들이 있는 한 대한민국은 '희망민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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