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집짓기 17교회 400여 명 참석
자원봉사 60% 전문가 40% 참여 … “서툴러도 정성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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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에 참석한 자원봉사자들이 무더위를 무릅쓰고 봉사활동에 열심을 내고 있다. | ||
8월 5일부터 14일까지 한국해비타트가 개최한 ‘믿음으로 짓는 집’ 행사가 경기도 양평, 충남 천안, 강원 인제, 전북 군산, 대전 등의 해비타트 공사 현장에서 열렸다. ‘믿음으로 짓는 집’은 신청 교회들이 한 마음으로 연합하여 건축봉사에 참가하는 것으로 올해는 17개 교회에서 약 400여 명이 참석했다.
8월 9일, 경기도 양평에서는 예능교회와 순복음영산교회에서 온 25명의 청년들이 사랑의 집짓기를 시작했다. 오늘 할 일은 방한과 방수를 위해 벽면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과 지붕을 올리는데 필요한 발판을 만드는 작업.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준비운동으로 몸을 푼 청년들은 헬멧을 고쳐 쓰며 각오를 다졌다. 각 조에 배치된 리더의 설명을 들었지만 마음만큼 몸은 따라주지 않았다. 쉽게만 보였던 망치질은 못 하나에 수백 번 팔을 휘둘러야 겨우 성공할 수 있는 고된 일이었다.
“야, 이거 못이 휘었잖아.” “처음부터 휘어 있었어!” “네가 처음부터 박았으니까 그렇지.”
서로 도우며 일하다가도 핀잔을 주고, 자신의 작업에 감탄을 하기도 하면서 청년들은 힘든 일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어설픈 실력인지라 발판 하나를 만드는 데만 꼬박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기껏 만든 발판이 기울어져 있기도 했다. 이곳을 거쳐 간 자원봉사 선배들이 남겨놓은 ‘집에 흠이 있어도 이해해주세요’라는 낙서가 마음에 와 닿을 정도였다.
건축에 관심이 많아 참여하게 됐다는 순복음영산교회 최현호 학생은 “처음에는 그저 건축 현장에 가보고 싶었던 생각뿐이었고 해비타트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는데 직접 참여하고 보니 마음이 달라졌다”며 “내 노력으로 소외 이웃이 좋은 집에서 살게 된다는 말을 듣고 보람도 되고 책임감도 무겁다”고 말했다.
해비타트가 짓는 집은 자원봉사자 60%, 건축전문가 40%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매일 저녁마다 전문 리더들이 모여 다음날 진행할 공사의 내용과 분량을 정한다. 배준익 리더는 “자원봉사자들이 집을 지으면 전문가들이 짓는 시간보다 1.5배가 더 걸리지만 효율성보다는 집에 담긴 정성이 더 중요하다”면서 “사랑으로 짓는 집은 시간이 오래 걸려도 더 탄탄하다”며 웃었다.
오후가 되자 이제 일이 손에 익었는지 여기저기서 망치소리의 합창이 울려 퍼진다.
수백 번 휘둘러야 들어가던 못도 이젠 쉽게 들어가고, 한껏 일이 빨라졌다. 여학생들도 슬슬 일에 재미를 붙였다.
예능교회 이찬미 학생은 “일이 힘들긴 하지만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하고 “
교회 다니지 않는 친구와 함께 왔는데 그 친구도 즐거워하고 열심히 일해서 내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해비타트에 오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내는 것으로 이웃을 돕는 것이 아니라 직접 내가 흘린 땀으로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자아성취감 때문이다. 해비타트에서 전문가를 동원해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집을 지을 수도 있지만 자원봉사자의 참여를 고집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봉사에 참여한 순복음영산교회 김태균 학생은 “정직하게 내 노력으로 이웃을 도울 수 있고,
또 그들에게 일시적인 동정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준다는 것이 해비타트의 매력”이라고 말하며 망치질에 더욱 열심을 냈다.
경기도 양평 현장은 11월경에 공사가 마무리 돼 2동에 8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원래 자원봉사자와 홈파트너(입주 예정자)들이 함께 일을 하지만
양평은 심사가 늦어져 홈파트너들이 함께 하지 못했다. 무주택자일 것, 300시간 이상 현장에 나와 함께 일할 것 등 심사는 까다롭다.
집을 무료로 주는 것도 아니다. 입주자는 건축 실비와 전문가 인건비를 20년 간 무이자로 나눠서 낸다.
김기선 대외협력국장은 “사랑의 집짓기를 통해 입주한 가정들은 해비타트와 자원봉사자들이 자신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다는 것에
가장 큰 감사를 느낀다”면서 “교회도 이제 구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하루의 일을 마친 청년들은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어도 표정은 밝았다. 그들의 수고와 보람은 다음에 올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이어질 것이다.
오늘도 봉사자들의 땀으로 사랑의 0.1%가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