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 개신교회는 루터 시대 천주교회와 닮았다." "루터 시대 천주교회 면죄부가 사후 세계를 향한 것이었다면 오늘 한국 개신교회에서는 현재의 더 좋은 삶을 위한 것이다." "양적 성장주의가 세례의 '대(大) 바겐세일'을 만들었다." "교회에서 기독교 윤리 대신에 유교 질서를 가르친다."….
올해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 교회를 향해 진심 어린 쓴소리를 하는 외국인 신학자가 주목받고 있다. 루터대 이말테(60·본명 말테 리노) 교수. 독일 출신으로 뮌헨대에서 신학석사, 아우구스티나대에서 신학박사를 받고 1992년 선교사로 한국에 온 그는 작년과 올해 기독교 잡지 기고와 한국기독교복음주의총연합회(한복총),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등 초교파 단체의 종교개혁 관련 토론회 강사로 초청받아 활발하게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의 장점은 독일 루터교회 교인 출신으로 한국에서 25년을 지내면서 한국과 독일 교회의 사정을 골고루 잘 안다는 점. 한국어도 유창해 발표문도 직접 한글로 타이핑한다.
이 교수가 지난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수련회에서 발표한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에서 바라본 한국교회'라는 기조발표문 중 일부다. 이 교수가 이날 발표한 '오늘의 한국 개신교회와 루터 시대 천주교회의 공통점 10가지'도 개신교계에 회자되고 있다.
'10가지'는 2012년 루터대 주관으로 루터의 종교개혁지를 탐방한 각 교단 목회자와 교인 20여명의 의견을 정리한 것. ▲율법주의적 예배 이해 ▲재물로 하나님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 ▲교권주의 ▲목사들의 지나친 돈에 대한 관심과 잘못된 돈 사용 ▲목사들이 교회를 개인적 소유로 생각하는 것 ▲목사들의 도덕적·성적 타락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오늘 한국 개신교회의 위기는 이미지 위기라기보다는 주로 본질 상실 위기"라고 진단하며 목회자 교육 개혁과 기독교 윤리 회복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국 교회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희망적 요소도 많다"고 했다. "교인들과 믿음이 교회의 보배입니다. 교회가 자신을 개혁하면 됩니다. 사랑의 계명을 바탕으로 스스로 올바른 결정과 행동을 하도록 이끄는 기독교윤리 교육을 강화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다면 선교 초기 개신교처럼 사회의 인정과 사랑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