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정부에 등록돼 보호를 받고 있는 기독교 문화재는 단 25개. 우리나라 곳곳에 퍼져있는 기독교 문화유산들은 1500개가 넘지만
이에 대한 관리와 보호는 미흡한 실정이다. 130년 한국 기독교 역사를 담은 문화재를 보존하고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심포지엄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올해 3월 31일을 기준으로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는 한국의 문화재는 모두 12,267건이다.
이 가운데 국가가 지정한 기독교 등록 문화재는 총 25개에 불과하다.
정동제일교회, 대한성공회 강화성당과 같은 사적이 2곳,
구 철원제일교회, 여수 구 애양원교회 등 등록된 교회 예배당이 15곳, 금산교회 등 문화재자료 4곳, 구세군 중앙회관 등 시도기념물 1곳이다.
하지만 130년 한국기독교의 역사적 모습을 담고 있어도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기록들과 문화유산들은 대개 무관심으로 방치되거나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오후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기독교문화재연구소 학술심포지엄’에서는
기독교 문화재 보존 현실에 대한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은선 교수(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는 “기독교 문화재는 기독교 신앙의 유산이면서 한국사회 근대화의 통로 역할을 했던 증거로서 고귀한 가치성을 지닌다.
그런데 교회 재건축 과정에서 멸실되는 경우가 많고 관리가 철저하지 못해 소실되거나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문화재청 승인을 받아 기독교문화유산 보존 활동을 시작한 (사)기독교문화유산보존협회(이하 협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설립된 지 100년 이상 된 교회 예배당만 1300여개, 선교단체의 문화유산은 200여개가 훌쩍 넘었다. 모두 문화재 등록이 가능한 곳들이다.
협회 이영근 사무총장은 “선교사들에 대한 관심은 고사하고 문화유산인 건축물부터 강대상을 비롯한 모든 성물들을 개발과 경제적 논리에 의해 허물거나 철거 내지 훼손해 버린 안타까운 일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지적했다.
점차 소실돼 가는 기독교 문화재들을 지켜내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리와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
적절히 수리한 건축물은 실제 활용해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김정신 교수(단국대 건축학)는 “교회 건축물이 교회당으로서 기능을 하는 한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문화재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적절한 보존과 보수를 함으로써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 오래된 교회 건축은 살아있는 교회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유산 답사, 테마관광 등 관광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잘 보존된 종교 사적지는 성지순례 뿐 아니라 유산관광의 대상으로도 주목받는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의 보물인 성지 유산은 관광객이나 순례객들에게 한국 그리스도교 문화의 정체성을 접하게 한다”며
“조상들의 신앙과 삶의 모습은 후세에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신앙유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1,500개에 달하는 기독교 문화재를 정부의 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가에서 지정,
등록된 문화재는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물적, 기술적 지원과 관리 감독을 받기에 유지, 보존이 용이하다.
이영근 사무총장은 “남아있는 교회와 단체는 성물로 사용했던 유물들(종, 오르간, 당회록 등)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하는 일을 해야 한다.
목회자를 비롯하여 교회의 주체가 되는 성도들이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조급함에서 벗어나 뿌리를 찾고 전통을 잇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