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직 목회자의 85.5%는 ‘일터가 사역지’라는 마음으로 목회하고 있으며,
86.4%는 교단이 이중직을 공식 인정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이중직 목회자 2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이번 조사는
수면 아래 있던 이중직 목회자의 실태를 드러냄으로써, 각 교단의 관련 정책 수립을 돕는 데 목적을 뒀다.
조사에 참여한 이중직 목회자들은 활동 영역을 교회에서 일터로 넓히면서
‘일터도 사역지’(85.5%)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또 ‘이중직 수행에 대한 본인의 태도’를 묻는 질문에 89.1%가 ‘일터에서 목회하는 심정으로 일한다’고 답했다.
김진양 목회데이터연구소 부대표는 “이중직 목회를 하더라도 일터에서 목회자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고,
목회에 소홀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응답자의 39.5%가 ‘교회 재정과 상관없이 이중직을 계속하고 싶다’고 답한 것을 봐도 알 수 있었다.
이중직 목회자들이 교단에 요구하는 정책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중직에 적합한 직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중직에 대한 신학적·법적 뒷받침이었다.
김 부대표는 “86.4%의 이중직 목회자들이 이중직을 법적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면서
“이중직이 사회의 다양성에 대응하는 선교 및 목회 수단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발표회에 참석한 박종현 전도사닷컴 편집장(SNS ‘일하는 목회자들’ 운영)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설문조사 결과를 뒷받침했다.
박 편집장은 “생계 때문이 아니라 선교적 목적으로 자발적 이중직을 하는 목회자가 늘고 있다”면서
“각 교단이 이중직의 다양한 사례를 연구해 일자리를 소개하고,
교단 신학교도 직업에 관련한 직무 교육을 시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예장합동과 통합 관계자들도 이중직 목회자들이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사역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현재 예장합동은 ‘생계 등의 사유로 소속 노회의 특별한 허락을 받은 자’에 한해 이중직을 허용하고 있으며,
예장통합은 “이중직 목회자들이 이중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상복 예장합동 교회자립개발원 이사장은
“향후 이중직 목회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장옥 예장통합 국내와군·특수선교처 총무는 “예장통합은 올해 총회에서
‘이중직 목회를 공식적으로 허락한다’는 내용을 논의할 예정”라면서
“이제 교회는 이중직 목회, 마을 목회, 특수 목회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자립해야 한다.
찾아오는 교회가 아닌 찾아가는 교회로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