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포럼(김인환)은 11일 오후 2시 ‘시대 상황과 교회의 역할, 그 해답을 찾다’라는 주제로 정기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교회를 향한 냉철한 진단과 이에 대한 대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김동호 목사는 “한국교회가 교회의 존재목적인 세상과 시대를 잊었다”고 진단했다. 존재 목적을 상실한 교회가 맛을 잃은 소금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 있다는 것.
김동호 목사는 교회 자체에 집중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그는 “선교 100년이 됐을 때 한국교회는 백주년기념관을 건축했다. 같은 해 선교 200주년을 맞이한 천주교는 전국 맹인 개안 수술을 했다. 이것은 천주교의 성장과 개신교의 쇠퇴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크고 힘 있는 교회들이 앞 다투어 상상을 초월하는 예산을 들여 예배당 건축에 몰입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거의 비슷했다. 교회의 본질을 잃었기 때문에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연세대 경영대학교 양혁승 교수는 “한국교회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불편한 진실 앞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한국교회 신뢰상실의 표면적 원인은 교회 내에서 터지는 비리와 일부 목회자의 비윤리적 행태나 교회의 윤리수준 저하 등에 있다고 봤지만, 근원적 원인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취약한 정체성 등 내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여러 문제의 핵심에는 인간적 욕망이 자리 잡았고, 이것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인간적 방식들을 동원하고 있다”며 “자신의 욕망과 욕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취약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되심을 인정하지 않고 교회가 세속화 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국교회가 시대 상황을 읽고 다시 교회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면 아직까지 늦지 않았다. 질타만큼 대안도 쏟아져 나왔다. 김동호 목사는 높은뜻숭의교회의 탈북자와 사회적 취약계층 사역, 남산 쪽방 사역 등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교회는 세상과 시대를 위해 존재한다”며 “세상과 시대를 읽고 그 세상과 시대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교회의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가 될 때 한국교회는 다시 영광스러운 이름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는 교회 안에 합리적 지성주의가 회복돼야 함을 역설했다. 조 교수는 “개신교는 태생부터 이성적인 종교였지만, 지금의 모습은 결코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며 “개신교가 감성중심의 종교로 바뀌면서 교회에서 이성 중심의 설득이 사라지고, 결국 소통이 불가능한 종교로 치부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목회포럼 회장 김인환 목사는 “오히려 건강을 잃어버리면 약을 써도 효과가 없다”며 “한국교회는 아직까지 건강하다. 우리가 힘을 쓴다면 회복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워질 수만 있다면 한국교회에 여전히 희망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