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움직이는 섬김의 배 ‘둘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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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움직이는 섬김의 배 ‘둘로스’

   

2008.07.22 23:4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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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에 건조된 배가 아직도 바다를 떠다닌다면 믿으시겠어요? 물론 아직 건재합니다. 하지만 2010년에는 은퇴를 한답니다. 지난 93년간 바다를 떠다닌 것을 두고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죠. 그 기적은 우리의 기도와 간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둘로스호에 와보세요.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드라마처럼 배를 가득 메우고 있다니까요.”

태양이 뜨겁던 지난 16일. 인천항 제1부두에서 처음 바라본 둘로스호는 한 세기를 살아온 세월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130미터의 대형 여객선 둘로스호. 사람들은 이 배를 ‘떠다니는 유엔’이라 부른다. 항구가 있는 곳은 어디든 들어갈 수 있고 사람이 사는 곳은 반드시 닻을 내린다.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둘로스호에 승선한 51개 나라 350명의 선교사들이 꾸는 꿈은 하나다.

그것은 ‘세계복음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라면 안 되는 것도 못 하는 것도 없다. 헬라어로 ‘종’이라는 뜻을 지닌 ‘둘로스호’ 선원들은 ‘섬김’의 삶을 살아가며 선교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증기여객선에서 디젤엔진으로

1914년 둘로스호가 건조될 당시에는 증기여객선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1952년 호화여객선으로 바뀌면서 엔진을 장착했고 1970년 강력한 피아트 디젤엔진을 달았다. 선교선으로 새롭게 태어난 후 지난 35년간 둘로스가 항해한 거리는 3만8,660킬로미터. 달까지 항해한 거리와 같고, 지구의 적도를 9.6바퀴 회전한 거리다.

배의 아랫쪽에 위치한 엔진실에는 18개의 실린더가 엄청난 기계음을 내며 쉬지 않고 움직인다. 오엠 이남선선교사는 “후끈한 더위와 시끄러운 소음으로 가장 일하기 힘든 곳이 엔진실”이라고말했다. 하지만 젊은 사역자들은 고생을 마다않고 지하 엔진실에서 숨죽여 일한다. 기계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10노트로 항해하는 둘로스호는 하루 13톤의 기름을 소요하며 정박중에도 1톤의 기름이 사용된다.

감사한 일은 돈이 없어 기름이 떨어진 적이 없다는 것. 관람비와 선상서점의 영업으로 항해경비의 30%를 채우는 둘로스호는 배에 승선한 선교사들의 자비량 선교비로 30%를 또 채운다. 제3세계 권에서 온 선교사는 200달러 정도. 하지만 한국과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 참가한 선교사들은 600달러에서 1,000달러까지 선교비를 내고 승선한다.

바다위의 ‘작은 도시’

선원들은 이곳을 ‘작은 도시’로 부른다. 배안에는 병원과 식당, 은행, 학교 등 없는 것이 없다. 20여명의 가족선교사들에겐 35명의 자녀가 있다. 이들은 모두 영국식 교육을 받는다. 초등교육까지 정규과정으로 인정되며 정식 자격증을 획득한 교사진이 구성되어 있다.

선원들의 방은 2~3명이 함께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며 무선인터넷과 위성전화로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 인사를 나눈다.

식당에서는 하루 50개의 식빵을 쪄내며 하루 1천명분의 식사를 만든다. 배 안에서 쉬는 사람은 없다. 선상 서점과 식당, 기관실과 엔진실 등에서 모두 맡은 일을 한다. 항해 중에는 350명의 선교사들이 모여 예배와 큐티, 기도모임을 진행한다.

캐나다의 규모있는 전자회사 총 책임자였던 잭 호킨스씨는 은퇴 후 목사로 둘로스호에 합류했다. 지난 4년간 그는 이곳에서 젊은이들의 신앙을 양육하며 새로운 그룹들을 훈련하는 일을 맡았다.

영성훈련이 호킨스목사의 중점사역이다. 4년째 항해중인 호킨스목사는 “젊은이들에게 말씀을 전하며 훈련하고 양육하는 일이 신나고 보람된다”고 말했다.
은퇴로 끝날 수 있는 인생이 둘로스를 만나면서 새롭게 변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와 요르단 등 모슬렘권 국가 방문을 가장 인상적인 일로 꼽았다.

둘로스를 기다리는 이웃들

인천항에 정박중인 둘로스호에는 주말이면 5,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배를 방문한다. 총 45분간 진행되는 둘로스 투어를 마치고 나면 저마다 가슴 속에 선교의 비전을 품는다.

둘로스호는 볼거리가 없는 개발도상국일수록 인기가 높다고 한다. 스리랑카에서는 하루에 6,000명 이상이 방문해 투어를 담당한 선교사들이 녹초가 된 적도 있다. 하지만 주변에 문화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유럽이나 미주의 경우, 하루 10여 명만이 배를 찾는다.

선상 서점에 진열된 6천여 종 50만권의 책도 인기를 끈다. 아라비아 걸프지역을 방문했을 당시 선교사들은, 성경으로 예수님을 영접한 중동사람들의 표정을 잊지 못하는 듯했다.

이곳에서 닷새동안 7,000여권의 성경책이 팔렸다. 전도가 금지된 모슬렘권에서 성경을 보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어려운 일을 둘로스호는 척척 해내왔다.

아쉬운 것은 둘로스호를 이제 한국에서 다시 보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2010년 10월 목조시설을 갖춘 배는 더이상 항해할 수 없다는 해양규정이 발효됨에 따라 둘로스호는 멈춰 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둘로스의 사역까지 중단할 수는 없다. 지금, 이 배의 선교사들은 하나님께 새로운 둘로스호를 달라고 기도중이다.

60일간 스텝으로 봉사했던 홍지영자매(사랑의교회)는 “매 순간 기도하는 선교사들의 모습 속에서 다름과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며 “둘로스호의 평화로운 사역이 한국교회의 기도와 후원으로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기사게재일: [2007-08-29 오전 11: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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