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호 판사 재임용 탈락'으로 전국 법원에서 잇따라 판사회의를 개최키로 한 가운데 서울의 한 법원장이 이를 만류하려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박삼봉 법원장은 주도적으로 판사회의 소집하려한 이 법원 판사들을 따로 불러 "판사회의를 자제하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

이는 판사들이 자율적으로 열 수 있는 판사회의에 대해 법원장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사회의 소집과 관련된 규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판사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판사들은 구성원 5분의 1이상의 동의를 얻거나 내부판사회의 의장이 회의를 요청하면 법원장은 판사회의를 즉각 소집해야 한다.

이에 대해 서울북부지법 관계자는 "서기호 판사가 소속된 이 법원이 앞장서서 판사회의를 개최하면 국민들의 오해가 증폭될 우려가 있어 판사회의를 시기적으로 고려해 달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전국 법원 중 가장 큰 규모의 서울중앙지법은 17일 오후 4시30분 판사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서부지법과 서울남부지법에서도 같은날 오후 4시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고, 서 판사가 소속된 서울북부지법, 수원지법 등에서도 회의 소집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사회의에서는 서 판사 재임용 탈락의 배경이 된 '법관 근무평정 및 연임심사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전국적인 판사회의 소집은 2009년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파문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 민경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