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째 아이 얻어 기쁨도 열 배 … 여건 허락하면 더 낳고 싶어”
4일 오후 7시 충북 청주성모병원 가족분만실. 충북 진천군 백곡면 대문리교회 권학도(58) 목사의 자녀 9명이 남동생 선찬(善讚)의 출생을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권씨의 부인 이재순(49)씨는 3일 오후 2시53분 이 병원에서 열 번째 자녀인 몸무게 4.2kg의 선찬군을 순산했다.
권씨의 아이들은 신생아실에 있는 막내동생의 얼굴을 보며 “와, 동생이 또 생겼네” 하며 즐거워했다. 권씨 부부도 “열 번째 아이라서 그런지 기쁨도 열 배 더 크다”며 환하게 웃었다.
권씨 부부는 결혼 당시 “하늘이 내린 선물(아이)은 감사한 마음으로 받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전북 남원 출신인 권씨는 수원에서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등지에서 목회활동을 해 왔다.
1991년 40세 때 친구 소개로 9세 연하의 부인을 만나 결혼했다. 결혼 1년 만에 그는 교회가 없는 마을에서 선교활동을 하기 위해 연고가 없는 백곡면 대강리에 정착했다. 대강리 마을은 50여 가구 130여 명이 농사를 지으며 사는 한적한 시골이다.
권씨 부부는 91년 첫째를 낳은 이후 18년 동안 10명을 낳았다. 아들 7명과 딸 3명이며, 이 중 연년생이 6명이다. 장녀는 18세로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이며, 아홉째는 네 살이다. 이씨는 모두 자연 분만했으며 모유를 먹여 키웠다. 이씨는 “애를 낳아 키우는 게 쉽지는 않지만 아이가 생길 때마다 기쁘고 행복하다”며 “여건이 허락하면 더 낳고 싶다”고 말했다.
권씨는 모친(86)을 모시고, 9명의 자녀와 함께 교회 옆 1층 단독주택에서 살아왔다. 성찬이까지 합쳐 가족 13명이 방 4개를 사용한다. 권씨 부부, 아들(6명), 딸(3명), 권씨 어머니가 하나씩 차지하고 있다. 아이들은 권씨 부인과 어머니가 키웠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이 태어나면 언니·형들이 동생을 돌봤다. 장녀 은지양은 “형제들이 많아 항상 집안이 활기 있고 즐거움이 넘친다”고 말했다. 권씨 부부는 “아이들이 많아서 이름을 부를 때 제때 떠오르지 않는 등 웃지 못할 일이 가끔 있다”고 전했다.
권씨 부부가 아이를 많이 낳자 지역 주민들도 반기고 있다. 권씨 자녀 3명이 함께 다니고 있는 백곡초교 조만상(59) 교장은 “권씨처럼 자녀를 많이 두는 집이 몇 집만 있어도 학생 수가 주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 수는 지난해 57명에서 올해 53명으로 4명이 줄었다. 마을 조부식(50) 이장은 “권 목사는 어린아이를 구경하기 힘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권씨에게 출산장려금으로 한 달에 15만원씩 1년 동안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