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호 판사, 재임용 결국 탈락

재임용 법관 명단 '113명'
헌법소원 계획…법관 집단 반발 움직임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명박 대통령 비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던 서울북부지법 서기호(42·사법연수원 29기) 판사가 재임용 적격 심사에서 최종 탈락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로써 서 판사는 임용 10년 때마다 진행되는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네번째 판사가 됐다.
대법원은 이날 오후 2시께 법원 내부게시판(코트넷)에 서 판사를 제외한 재임용 법관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113명이 포함됐고 서 판사 외에도 1명이 더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전날 오후 4시께부터 오후 6시50분까지 대법관 회의를 개최하고 법관인사위원회 적격 심사 결과를 논의, 서 판사의 재임용 탈락을 결정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대법관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최종 승인했다.
동시에 재임용 심사 대상인 임용 10년 단위 법관에 대한 재임용에 동의했다. 서 판사에 함께 부적격 심사 대상에 올랐던 나머지 법관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법원 법관인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임용 10년 단위 법관 180여명에 대한 재임용 심사를 진행, 서 판사 등 5~6명을 재임용 부적격 심사 대상자로 통보했다.
법관인사위는 서 판사에게 지난 10년간 근무성적평정이 ▲'하' 5회 ▲'중' 2회 ▲'B' 1회 ▲'C' 2회라며, 이번 심사 대상자 중 하위 2% 미만에 속한다고 사유를 밝힌 바 있다. A~E는 2005년 전, 상·중·하는 그 이후의 종합평정등급이다.
서 판사는 그러나 지난 7일 법관인사위에 출석, 자신의 근무평정이 하위 2%라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100여쪽에 달하는 소명자료를 제출했다.
또 최근 코트넷을 통해 자신의 근무평정과 사건처리율, 실질조정 화해율 등을 공개하며 평가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했다. 서 판사가 주장한 자신의 사건처리율 등은 전국법원 및 소속 법원의 평균치를 웃돌거나 비슷했다.
서 판사의 연임 탈락에 대해 사법부 일각에서는 심사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법관들은 코트넷에 "심사 과정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법관 임용 제도 손질과 사법부 개혁 등을 요구했다. 특히 소신 발언 등 돌출행동에 대한 사실상의 응징 아니겠냐며 집단 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서 판사도 "연임심사가 소신발언을 자제하도록 판사를 길들이는 의도로 행사돼서는 안된다"며 "외부 압력이 연임심사 등을 좌우할 경우 '국민을 위한 사법부'는 점점 멀어질 수 있다"고 항변한 바 있다.
반면 대다수 법관들은 서 판사의 재임용 탈락은 그의 근무성적에 근거한 원칙적인 결정이라고 주장, 사법부 내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서 판사의 임기는 17일 만료된다. 서 판사는 헌법상 신분보장과 재판의 독립 원칙을 위반했다는 등의 이유로 헌법소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민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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