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이상 장년층 자영업자 300만명육박… 전체의 53%넘어

지난해 기준 298만2000명, '인생 2막 자영업에 의존'
"성공 가능성 낮아 사회불안 요소 커 대책 마련 시급"
정규 노동시장에서 퇴출된 50대이상 장년층이 자영업에 뛰어든 규모가 3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전체 자영업자의 53%(지난해말 기준)를 넘어서는 것이다. 상당수 장년층들이 손쉬운 자영업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일 통계청 및 고용노동부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50대 이상 자영업자는 298만2000명으로 전체 자영업 종사자( 559만4000명)의 5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이상 장년층의 자영업자 비율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자영업자 2명중 1명은 50대 이상이라는 얘기다. 지난 2010년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284만4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559만2000명) 중 50.9%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1년사이 그 비중이 2.4%포인트, 13만8000여명이 증가한 것이다.
경기침체와 기업들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일선에서 대거 물러난 장년층들이 제 2의 인생으로 대다수가 마땅한 기술 없이도 가능한 자영업을 선택하면서 자영업 종사자 전체 증가규모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본격적인 은퇴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 이같은 증가세의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성공가능성이 매우 낮은 자영업 시장에 장년층들의 대거 진입은 또 다른 사회불안요소가 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0대 이상 장년층들의 자영업 시장 진입규모는 지난해 3월부터 10만명 규모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준 50대 이상의 자영업자 수는 전년동기 보다 13만 8000명이 늘어난데 이어 9월에는 증가규모가 19만2000명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따라 지난해 총 자영업 종사자는 559만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07%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이·미용업 등 사양화의 길로 접어들었거나 경쟁이 심한 업종에서 영세한 규모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데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른바 '생계형 자영업' 종사자 규모가 169만명(2010년 기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선빈 삼성경제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50대 이상 베이비부머들이 임금 노동시장에서 밀려나면서 비임금 노동 시장으로 많이 들어 와 자영업자가 다시 늘고 있다"며 "특히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 중에서도 영세하고 경쟁력이 취약한 부문의 종사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50~60대를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및 '생계형 자영업자'의 증가는 경제 침체시 큰 타격을 받게 돼 고용안정성이 떨어져 자칫 한 가정을 붕괴위기로 내몰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사회적 부담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노후준비를 위한 수단으로 자영업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가준 생계형 자영업 종사자가 대부분 포함된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국민 연금 미가입률은 37.8%에 달해 노후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수석연구원은 "자영업 증가는 과거 경제발전과 연대해 노동시장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고용불안을 대변하고 있다"며 "특히 유급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개인연금 가입률은 60%에 불과해 복지수요 증가와 경제적 불안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 분야의 한 전문가 역시 "자영업자의 급증은 5·60대와 도소매업·음식숙박업 등 영세 사업에서 주도하고 있어 바람직한 구조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 민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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