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대표스낵으로 자리 잡은 농심의 ‘노래방 새우깡’에서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검출된 가운데 농심이 해당 제품을 리콜하지 않고 유통시킨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산 새우깡’ 시민들 경악
회사원 이승렬(31)씨는 “국민스낵으로 알려진 새우깡의 내용물이 중국산”이라며 “가족이나 직장 동료들과 함께 즐겨먹었는데 이제는 농심의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학생 채영웅(29)씨는 “온 국민들에게 새우깡은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라며 “온 국민이 좋아하는 과자에서 이런 이물질이 나와 이제는 새우깡 뿐만 아니라 모든 과자에 믿음이 안간다”고 말했다.
주부 이경자(39)씨는 “집에서 가족들과 자주 먹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새우깡을 먹을 수가 없다”며 “아이들이 과자를 좋아해 사줬지만 이제는 직접 만들어 줘야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또 농심 ‘노래방 새우깡’에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간 뒤 포털 사이트에서는 농심의 비위생적인 공정 가능성을 질타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아이디 ‘slk3130’는 “농심은 라면값도 가장 먼저 인상해 물가인상에 주범이었다”며 “농심은 가격만 인상해서 이윤만 남기려고 하지 말고 위생관리나 철저히 해야 한다”고 부실한 위생관리를 꼬집었다.
◇대형마트 새우깡 판매 중단
이처럼 소비자들의 분노가 계속되자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할인마트에서는 생쥐머리 이물질이 발견된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이마트와 홈에버는 ‘노래방 새우깡’ 외에도 일반 새우깡까지 판매를 중단했으며 홈플러스는 ‘노래방 새우깡`만을 판매 중단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식약청에서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서 ‘노래방 새우깡’에 대해 판매를 중단했다”라며 “자체 조사결과 다른 제품은 국내에서 전 과정을 제조했지만 ‘노래방 새우깡’제품은 중국 공장에서 제조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식약청, 이달 말 현지공장 조사
한편, 농심이 소비자로부터 이물질 항의를 받은 것은 지난달 18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농심은 적극적인 조사나 리콜 조치 없이 개인 소비자 항의 접수에 그쳤으며, 결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13일 현장조사에 나서자 이 같은 사실을 식약청에 실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은 지난 17일 ‘노래방 새우깡’을 제조한 농심 부산공장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농심 부산공장 내부에서는 밀폐식 시설로 제조관리 상태가 양호해 공정 중에 이물 혼입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농심 중국 현지공장에서 제조한 새우깡의 주원료인 반제품 제조 또는 포장과정에서 이물질이 혼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약청은 농심에 대해 시설개수명령 등 행정처분과 재발방지대책 등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
또 식약청은 3월말께 농심 중국 현지공장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심은 18일 오전 ‘노래방 새우깡’ 이물질 사건에 대한 입장과 사과문을 발표했다.
농심은 “농심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노래방 새우깡’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소비자클레임을 처리하던 중에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관련 조사받았다”라며 “농심은 이미 해당 제품에 대해 전량 폐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노래방새우깡의 생산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근 기자(
kyg@kucib.net)
기사게재일: [2008-03-19 오후 12:5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