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판사 "이젠 침묵하지 않겠다"

12월 23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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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판사 "이젠 침묵하지 않겠다"

   

2012.02.13 15:0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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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호 탈락 사유 이해안돼' 비판글 줄이어


최근 서기호 판사가 법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데 대해 동료 판사들이 연이어 비판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13일 법원 등에 따르면 남원지원 김영훈 판사는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가카 빅엿', `모 대법관과 관련한 사건' 등이 서 판사와 관련해 알려진 것들인데 이 문제가 법원장들의 평정에 영향을 미쳐 `하'를 주게 했고 그 결과 근무성적이 불량한 판사가 됐다면 법관의 독립은 어디에 쓸 수 있는 말이냐"며 대법원의 인사조치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판사는 이어 "서 판사와 관련한 일련의 (법원)행정처 대응에도 반대한다"며 "행정처는 모 언론에서 서 판사를 두고 법복을 벗으라고 할 때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려는 시도로 간주하고 법관들에게 자제를 당부한 정도 이상의 언급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이제는 법원이 잘못된 길을 간다고 생각이 들 때, 그 말을 하려고 한다"며 "그동안 침묵하는 다수였으나 소리내는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해도 이제는 침묵하지 않겠다. 그것이 법원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창현 수원지법 판사도 "서 판사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킨 사유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근무성적 평가는 상대평가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으므로 `하위 2%'에 해당하는 대상자는 늘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근무성적이 하위에 속한다는 사유만으로 법관의 신분을 박탈하거나 연임을 거부할 수는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절차의 정당성과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잇따르고 있다.

서 판사가 10년간 일방적으로 법원장에 의해 매겨진 근무평정 결과를 통보받고, 구체적인 사유나 자료 등도 제공받지 못한 채 2주 안에 자신을 방어할 준비를 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 판사는 "일반 근로관계에서조차도 징계절차의 적법성은 엄격하게 요구되며 해고 등 징계 사유를 구체적으로 통지받아야 하고 그에 대한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며 "해고무효 소송에서 해고절차가 위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됐다면 그 절차적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민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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