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의 집에 소화기는 있는가? 만약 없다면 여러분의 안전의식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이다.
행정기관에서 아무리 안전점검을 다 해준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안전문제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최근 소방검사 차 한 공장에 간 적이 있다. 그 공장의 방화관리자와 대화를 하는 도중에 ‘자기는 안전사고에 대하여 업무대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자기들은 아무런 권한이 없고 관리대행업체에서 권한과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정말 심각한 자율 불감증(不感症)이 아닐 수 없다.
스스로 안전을 위해 투자하고 교육하는 건물주 사장들은 별로 없다. 그저 행정기관의 성화에 못 이겨 마지못해 안전사고 예방에 시늉만 내고 있다.
'재난근접관리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바로 주변에 있는 구성원들의 안전문제를 지시하고 돌볼 수 있는 사람과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정 규모의 모든 건물과 시설에는 방화관리자가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권한과 책임이 부여돼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방화관리자 역할을 하기란 어렵다. 충분한 교육과 자질 훈련도 필요하다.
재난의 양상이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는 것에 맞추어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
방화관리자의 행동 매뉴얼이 명확하게 갖춰져야 하며 그 매뉴얼에 따라 자율적으로 점검하고 확인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
근접관리 시스템의 핵심은 시설주 혹은 건물주보다는 방화관리자가, 그보다는 직원, 조직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백화점의 경우 자율관리의 핵심은 바로 개개 점포 직원들이다. 백화점에서 사고가 났을 때 대피를 누가 시키는 것이 효율적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위기상황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가지고 대응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는 안전문화 개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안전과 관련한 모범사례가 홍보되면 해당 업체의 브랜드 가치는 올라가게 마련이다.
경상비(經常費)를 줄여서 안전에 대한 투자를 높이면 위험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고객이 더 선호한다는 순환 논리에 최고경영자들은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 인천공단소방서 고잔119안전센터 소방사 김길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