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 출동~ 화재! 출동. 새벽의 적막함을 깨우는 소리다. 화재 출동 경보가 울리면 재빨리 개인안전장구를 갖추고 공기호흡기의 밸브를 열며 이렇게 출동은 시작된다. 소방차는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고 무전기에선 쉴새 없이 상황을 알리느라 정신이 없다. 소방차가 화재발생 현장으로 가는 동안 손전등. 안전모. 장갑 등을 하나하나 챙기며 이번엔 어떤 화재일까? 머릿속에서는 벌써 몇 번이나 여러가지 일어날 수 있는 화재상황을 생각하게 된다.
♨ 현장에 도착해 보니 아파트 15층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 것을 윗 층 주민이 신고한 것이다. 집안에 사람이 있는지 우선 문을 두드려 확인 한 후 구조대원들이 상층부에서 진입을 시도하는 동안 경비실과 집주인 등에게 연락을 했다. 상층부에서 로프를 타고 진입시 창문이 잠겨 있을 경우에는 주변 상황을 철저하게 실핀 후 화재발생이 확실한 경우에만 창문을 파괴하고 옥내로 진입하게 된다. 잠시 후 집주인이 와서 확인한 바, 할머니가 가스렌지 위에 올려 놓은 음식물을 깜박 잊고 외출을 한 것이다. 할머니는 “저번에도 이렇게 실수해서 불편을 끼쳤는데... 죄송하다”고 우리 소방대원들을 보며 눈물어린 모습으로 말씀 하셨고, 주민들은 “큰일 날 뻔 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에는 다행히 불이 주변으로 번지지 않아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만약 최초 화재발견 시간이 늦었거나 주위의 가연물로 화재가 확산 되었을 경우를 생각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출동을 하고 있는 우리 소방대원들도 머리속에 아찔한 순간이 맴돌다 스쳐간다.
♨ 오늘날 급변하는 사회 정세 속에서 사람들이 너무나도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것 같다. 옛 속담에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바쁘고 시간이 없더라도 외출 전에는 반드시 집안의 가스 안전점검을 확인하고 외출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화재예방의 첫 걸음 인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 인천남동소방서 간석119안전센터 소방사 정 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