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에게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며 최대의 적이며 자연의 절대적인 무기는 무엇일까?
바로 불이다. 불은 우리 인간을 재물로 삼는 괴물이다.
그 재물은 바로 우리의 집과 재산이다. 바로 우리의 도시인 것이다. 도시는 전례 없이 규모가 커지고 첨단기술과 자재로 더 높이 더 크게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그러나 현대적 건물구조와 초고층 건물은 소방관들에게는 또 하나의 크나큰 고통이며 생명을 위협하는 하나의 적이다.
우리 인천공단소방서가 보유한 사다리차(최고 높이 46m)는 현재 송도국제도시에 건축 중인 동북아무역센터 68층 건물(305m)에서 보면 마치 성냥개비로 보인다.
건축법시행령 제2조에 의하면 층수가 50층 이상이거나 높이가 200미터 이상인 건축물을 초고층건축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경우 현재 50층 이상인 초고층 건축물은 5개동으로 포스코 더 샆 아파트 4개동(64층)과 동북아무역센터(68층) 1개동이 있다.
또한, 151층(550m) 인천타워 건립을 추진 중에 있어 인천의 상징인 송도국제도시에 세계적인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서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고층 건물은 화재가 발생해 초기에 진압되지 않을 경우 대 재앙을 초래하게 됨은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좋은 본보기이다.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 화재현장에 출동한 미국 소방관의 말 “불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들지 않았다.
화재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건물 안에 갇힌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그냥 가서 구해야겠다는 생각뿐 이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에서 우리는 초고층 건축물 화재가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깨닫게 되며 이때 세계무역센터 화재현장에 출동한 1000여명의 미국 뉴욕시 소방대원 중 1/3이상이 돌아오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초고층건물 화재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초고층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연돌효과에 의한 급격한 연기확산과 긴 피난동선으로 인해 상층에서 하층으로의 대피가 곤란하며, 피난공간층의 부재 등으로 대형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초고층건물에 사용된 고강도콘크리트의 폭렬현상(600도 이상의 화재열에 1시간 이상 노출될 경우 콘크리트가 균열이 생겨 붕괴되는 현상)에 의해 건축물이 붕괴될 위험성이 있다.
다행히도 이러한 초고층건물의 화재위험성에 대비해 인천공단소방서에서는 지난 1일 초고층건물 전담 소방대를 발대해 운영에 들어갔다.
초고층건물 전담소방대는 초고층건물 화재에 대비해 초고층건물 화재진압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은 전문가들로 구성되었으며 각 초고층건물 특성에 맞는 표준작전절차를 수립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초고층건물 전담 소방대의 역할만으로는 초고층건물 화재를 완벽하게 대비할 수는 없다.
초고층건물을 관리하는 관리주체(건물주)의 부단한 노력과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고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만 초고층건물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초고층건물 화재에 대비하기 위한 시급한 법적 제도적 장치로는 초고층건축물 자체소방대의 설치이다.
당해 초고층건축물의 구조와 용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당해 초고층 건축물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체소방대를 조직해 대응하게 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훌륭한 초고층건물 진압기법이며 대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난 공간층을 확보해 거주자들의 대피 공간으로의 활용하고 화재현장에 진입하는 소방대원들의 소방 활동 전진기지로 사용해 화재진압 시 활용하는 것이다.
다행히 올해 4월 7일 건축법령 개정 시에 초고층건물에 피난공간층을 확보토록 법제화 했으나. 거주자들이 피난에 사용할 수 있는 방독면이나 자체소방대 또는 소방공무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재진압장비의 비치는 법제화 되지 않아 시급히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위에서 열거한 법적 제도적 장치 보완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초고층건축물의 화재안전에 대한 건축주(시공사)의 관심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안전시설이 많이 설치될수록 건축비의 부담이 커지는 문제점은 있으나 비용부담을 이유로 안전을 외면한다면 이 또한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 안전비용의 몇 천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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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방기관은 화재와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
이번에 인천공단소방서의 초고층건물 전담 소방대 발대를 계기로 다시 한번 초고층건물 화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화재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때만이 언제 어느 때 우리에게 다가올지 모르는 불의 습격으로부터 소중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 인천공단소방서 현장대응과장 소방령 김기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