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등 유명 가수의 노랫말을 만들어 온 작사가 이애경 씨가 시적 감성을 담은 에세이 '그냥 눈물이 나'(시공사 펴냄)를 발간했다.
음악잡지 'SEE'의 편집장 등을 거친 이 씨는 '기다리는 아픔' '작은 천국' '꿈의 아리랑' 등 가수 조용필 노래의 가사를 쓰면서 음악계에 발을 디뎠다.
이어 윤하의 '오디션' 'My song and..(마이 송 앤드..)' 'Someday(섬데이)', 유리상자의 '비가' 등의 가사를 만들며 폭을 넓혀가면서 섬세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주목받았다.
저자는 에세이에서도 따뜻한 느낌의 사진과 어울린 간결한 글로 독자의 내면을 파고든다.
특히 여행을 좋아하는 저자는 낯선 공간에서 느낀 감정을 친구가 옆에서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전한다.
"나는 헤밍웨이가 모히토를 즐겨 마셨다는 '라 보데기타'에 가보기 위해 그가 밟았을 자취를 따라가며 아바나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 (중략) 이곳은 헤밍웨이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쓰기 위해 머물던 암보스 문도스 호텔임에 분명했다. 한 눈 팔다 엄마를 시야에 놓친 아이가 엄마를 다시 찾았을 때 같은 안도감이 몰려왔다."(92쪽, '헤밍웨이, 아바나 그리고 너' 중) 쿠바뿐이 아니다. 2004년 1년간 캐나다에 머무는 등 이 씨는 시간을 쪼개 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케냐,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 낯선 곳을 찾아다녔다.
이 씨는 파리에서는 소매치기를 당해 당황하다가 멋진 '훈남 경찰'을 만나면서 마음이 풀어지기도 한다.
또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과 '만추' 그리고 록그룹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시애틀에 대한 추억을 더듬는다.
"우산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스프레이를 뿌리듯 흩날리는 비,/골목길 카페에서 풍겨져 나오는 시나몬 티의 매캐한 달콤함"(121쪽,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중) 저자는 여행을 하고 소소한 일에 행복을 느끼며 진정한 자유를 만끽한다. '돌아서 가라'는 표지판인 '디투어(Detour)' 앞에서 인생의 우회도로에 대해 생각하기도 한다.
"진정한 자유함은 낯선 길로 들어서는 나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늘 새로운 길을 가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57쪽, '아는 길 위에서 나는 자유롭다' 중) 이 씨는 또 책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에게 "그래, 실패하면 어때. 그게 나인데"라며 자신감 넘치는 메시지를 불어 넣는다.
그는 "20대는 30대가 되면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정작 30대가 돼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삶의 지향점을 찾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씩씩하게 찾으면 결국 원하는 것을 얻게 되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