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달력에서만 봄이다. 꽃샘추위가 아직 남아있다.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기가 망설여진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3월의 '맛있는 여행'지 6곳으로 눈길을 돌려봄직하다. 겨우내 잠들었던 입맛이 깨어난다.
◇맑은 국물에 넘쳐 나는 남도의 넉넉한 인심 (전남 나주시 금계동 등)
전남 나주에는 '나주 곰탕'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국적으로 소문난 쇠고기 국밥이 있다. 소의 내장 가운데 맛이 좋다고 하는 곤자소니(창자 끝에 달린 기름기 많은 부위), 아롱사태, 양지머리 등을 넣고 오래 고아낸 국이다. 나주 읍내에서 오일장날 팔던 장국밥에서 유래됐다. 소 뼈를 쓰는 다른 지역 곰탕과 달리 고기로 육수를 내고 맛을 살린다.
또 다른 별미로 홍어와 장어구이가 있다. 영산포에 가면 홍어삼합, 구진포나루에 가면 장어구이가 미식가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나주시청 관광기획팀 061-339-8592
◇미리 만나는 봄맛, 봄도다리 (경남 사천시 서동 삼천포항)
봄바람 살살 불어올 때 삼천포항은 도다리가 풍년이다. 제주도 근처에서 겨울 산란기를 지낸 도다리가 매년 3월쯤 삼천포 앞 바다로 올라온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에는 도다리가 맛이 좋다. 뼈째 썰어내는 세꼬시로 먹는데 살이 꽉 차서 찰지고 쫄깃하며 하얀 살과 함께 씹히는 뼈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삼천포 어시장에서 1㎏에 3만5000~4만원선에 거래된다.
사천에는 매력적인 여행지도 많다. 해안데크 따라 바닷가를 산책할 수 있는 노산공원, 시인 박재삼(1933~1997)을 기리는 공원 내 박재삼 문학관,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연상시키는 삼천포와 창선도 사이 삼천포대교, 황홀한 낙조를 감상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실안 해안도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으로 첫 승전을 거둔 사천해전 현장 등이다.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055-831-2727

◇마블링이 블링블링~ 연탄불에 구워 먹는 태백 한우 (강원 태백시 황지동)
예전엔 탄광도시로 이름이 높았고 1990년대 이후 관광레저도시로 거듭난 태백은 질 좋은 소고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순수 한우, 1등급 이상의 고급육, 연탄불을 사용한 직화구이라는 맛있는 소고기의 3가지 조건에 푸짐한 양, 저렴한 가격까지 곁들였다.
황지시장 골목을 포함해 시내 약 40개 한우식당들은 갈빗살, 모둠, 주물럭, 육회무침, 육회 등 주요 메뉴를 1인분(200g)에 2만5000원에 판다. 이 중 모둠은 소 마리당 1.5~2㎏ 밖에 나오지 않는 안창살을 비롯해 치맛살, 제비추리 등 고급 부위를 골고루 맛볼 수 있어 인기다. 강원도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379
◇자연이 만들어낸 영광의 맛, 영광굴비 (전남 영광군 법성면 법성리)
전남 영광군 법성포는 서해가 육지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는 천혜의 항구다. 연중 어느 때든 고기잡이 배들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영광의 대표 어종인 조기잡이가 한창인 봄철에 유난히 활기차다. 영광에서는 싱싱한 조기를 살짝 염장해 말려 굴비로 만든다. 촉촉함이 살아있는 굴비는 불에 굽기만 해도 하나의 요리로 완성된다. 바싹 말린 전통굴비를 쌀뜨물에 담갔다가 쪄내는 굴비찜도 일품이다. 영광 굴비가 왜 맛있을까. 바로 봄철 영광 앞 바다 칠산어장을 지나는 조기가 알을 가득 품고 있는 덕이다.
법성포의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백수 해안도로의 영광 해수온천랜드와 노을전시관, 군남리의 영광 연안김씨 종택 등도 함께 돌아보면 좋은 관광지다. 영광군청 기획예산실 홍보계 061-350-5742

◇오돌오돌 씹히는 봄바다의 강렬한 맛, 당진 간재미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리)
봄 입맛이 뚝 떨어졌을 때에는 가볼만한 곳이 충남 당진이다. 포구에서 싱싱하고 강렬한 간재미회가 기다린다. 간재미는 '갱개미'라고도 불리는데 생긴 것이 꼭 홍어 새끼를 닮았다. 삭인 뒤 톡 쏘는 맛을 즐기는 홍어와 달리 간재미는 막잡아 회 무침으로 먹는다. 당진 간재미는 대부분 자연산으로 힘도 좋고, 오돌오돌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간재미는 수컷보다 암컷이 더 부드럽고 맛있다.
예전에는 성구미 포구가 명성 높았으나 최근 장고항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3월 중순이 지나면 실치회도 맛볼 수 있다. 일출·몰로 유명한 왜목마을, 성인 김대건(1822~1846) 신부의 생가가 있는 솔뫼성지, 필경사, 함상공원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당진시청 관광개발사업소 041-360-6551
◇세계 음식의 종합선물세트, 안산 원곡동 다문화거리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1길)
지하철 4호선 안산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단숨에 외국으로 날아온 듯한 기분이 든다. 100여개국에서 온 사람들과 한국인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경기 안산 원곡동 다문화 거리에 서있기 때문이다. 각국 언어로 씌여진 간판과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들로 가득하다. 중국식 꽈배기 과자, 옌볜 순대, 만두, 양고기 꼬치, 닭발 등 길거리 음식을 파는 가게로부터 네팔, 중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등 오리지널 현지 스타일의 식당들이 즐비하다.
경기도 미술관, 심훈(1901~1936)의 소설 '상록수'의 여주인공 '채영신'의 실제 인물인 일제시대 농촌 계몽운동가 최용신(1909~1935)을 기리는 최용신 기념관, 안산 식물원 등이 가깝다. 안산시청 관광해양과 031-481-3059,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 031-481-3301 /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