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개봉한 영화 ‘예수는 역사다’가 지난 6일 관객 수 1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정확하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누적집계 15만344명으로, 종교영화론 이례적으로 최단 기간 최다 관객수를 기록한 겁니다.
실존인물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 구성이 탄탄했고 거기에 재미와 감동, 영성이 곁들어져 꾸준히 입소문을 탔습니다. 호평도 이어졌습니다. “기독교영화에 대한 편견을 깼다” “신앙생활을 돌아보게 한 작품이다” “귀한 울림이 있는 영화다”….
그러나 이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군함도’ ‘택시운전사’ 등 거대자본이 투입된 상업영화에 밀려 일반관객 대상 상영관을 접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견된 일이지만, 크리스천으로서 믿음의 영화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사실 기독교영화 시장은 매우 척박합니다. 상영관을 잡는 것부터 전쟁입니다. ‘예수는 역사다’ 역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수입 및 배급을 맡은 CBS 시네마사업부 정규석 부장은 “극장을 찾아가면 대부분 난색부터 표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돈’이 안 된다는 거겠죠.
‘군함도’ 개봉 스케줄을 피해 간신히 극장을 잡았습니다. ‘예수는 역사다’ 개봉관은 140개. ‘군함도’가 2027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한 것에 비하면 정말 미미합니다. 결국 ‘예수는 역사다’는 개봉 3주 만에 상업영화에 밀려 상영관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그나마 언제 사라질지 모르지만 전국 10곳에서 ‘어렵게’ 상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화 ‘군함도’가 스크린 독점 논란에 휘말리며 영화시장 불공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기독교영화든 예술영화든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좋은 시설에서 볼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기까지 우리 크리스천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기독교영화를 포함해 다양하고 작품성 있는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겐 있지 않을까요. 좋은 영화를 원하는 시간에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일 말입니다. CBS는 ‘예수는 역사다’의 교회 및 단체 상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더빙판도 만들었습니다. 영화를 보지 못해 아쉬운 분들은 이렇게라도 감상해 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