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페넌트레이스의 마지막 경기는 너무나 극적이었다. 최고의 스타와 이별하는 순간은 결코 초라하지 않았다.
감히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작별의 홈런을, 그것도 연타석으로 팬들에게 선사할 줄이야. 역시 그다운 헤어짐이었다.
한현희가 전설과 두 타석을 상대할 때 던진 공이 모두 직구였다. 다른 건 일체 섞지 않았다.
그건 최고의 예우다. 모자를 벗고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승부 세계의 정중함이 담겼다.
직구만 던졌으니 맞춰준 것이라고? 마지막이니 퍼포먼스를 위해 좋은 공 준 것이라고? 천만에, 전혀 차원이 다른 얘기다. 한현희는 최선을 다했다.
가장 강한 공을 던졌다. 다만 평소와 차이는 있었다. 트릭과 기교는 빠졌다. 어줍잖은 유인구는 어울리지 않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최고의 선수가 떠나는 날이었다. 모두가 간직하고 싶은 추억이 만들어지는 곳이었다.
이기고/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그 무엇이 존재하는 현장이었다. 그런 ‘페스티벌’에 가장 어울리는 선택이었다. 바로 정면승부였다.
누가 점수를 주고 싶겠나. 누가 지고 싶었겠나. 두고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투수가 되고 싶었겠나.
그러나 홈런을 맞은 그 순간의 표정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아주 담담한, 그리고 가장 당당한 얼굴이었다
대선배는 이제 전설이 됐다. 후배 투수로부터 최상의 예우를 받으며 퇴장했다.
그리고 그 후배 투수는 부끄럽지 않은, 오히려 두고두고 자랑스러운 순간을 남긴 역사 속의 한 명이 됐다. 아래 열거되는 투수들과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