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선교, 교회 부흥 도구로 사용돼선 안돼

12월 23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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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선교, 교회 부흥 도구로 사용돼선 안돼

   

2008.07.26 22: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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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위험지역 선교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선교전문가들이 ‘단기선교’의 개념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 복음화’를 목적으로 세워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의 권택조 대학원장과 선교대학원의 남병식 교수는 한기총, KNCC, KWMA 세 기구가 ‘해외선교사 위기관리기구’를 창설키로 한 데에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먼저는 ‘단기선교’의 개념부터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문적인 선교단체와의 협력, 해외선교의 정보 네트워크 구축, 선교의 동기 재고 등과 같은 대책들을 쏟아냈다.

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누구보다도 고심하고 있다”며 “우리의 입장이 학교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신대는 매년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현지 학생들을 모집해 유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 아신대는 합격한 이들에게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학생들은 졸업 후 모국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

“먼저 이번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남병식 교수- 안타깝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피랍자들을 비판하지만 한국교회만큼은 그들을 격려하고 위로해줘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번 기회에 단기선교의 방법적인 면을 반성하고, 제2의 아프간 사태가 발생치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것이 피살자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이번 사태로 비기독교인들은 교회를 극심하게 비난하고 있고, 한국교회 안에서도 선교방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선교 전문가로서 어떤 관점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고 있나?”

남병식 교수- 그동안 보도가 안 됐을뿐 단기선교에 상당한 위험요소들이 있어 왔다. 한국교회가 단기선교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재고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없었을 뿐이다. 한기총과 KNCC, KWMA가 해외선교사 위기관리기구를 창설한다는 데에는 찬성한다. 보다 일찍 단기선교에 방법들을 재고했었다면 이번 아프간 피랍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단기선교라는 이름 자체를 단기선교 실습이나 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전문적이지 못한 단기선교팀들이 준비가 덜 된 채 현지 선교사들처럼 활동하기 때문에 현지 선교사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사실이다.

“단기선교팀들과 현지 선교사들 간에 상호보완적 관계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남병식 교수- 5년에서 10년 이상 선교사로 활동한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단기선교팀들이 현지 선교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고 한다. 이번 아프간 사태가 예가 될 수 있다. 대부분 개교회 중심적으로 단기선교팀을 운영하지 현지 선교사들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파송하는 나라도 프로그램도 현지 선교사들과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선택하고 계획한다. 개교회들이 현지 선교사들의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좀 더 나은 단기선교 활동을 벌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기선교팀 파송 교회는 교회 중심의 사역이 아니라 현지 선교사 중심의 사역으로 선교 프로그램을 바꿀 필요가 있다. 선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뿐더러 현지 선교사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와 같이 단기선교의 부정적인 요소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교회들이 단기선교 열풍을 타고 경쟁적으로 단기선교팀을 파송한 이유는 어디에 있나? 그리고 이런 한국교회의 단기선교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남병식 교수- 그것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선교에 대한 붐만 일으켰고, 사명만 강조했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선교활동인지 가르치지 않았다.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각 교회의 수준에 맞게 단기선교 활동을 벌일 수 있는 방법들을 지도자들이 제시해줘야 한다.

권택조 교수- 이 사건을 통해 무엇보다 먼저 한국교회가 반성해야 할 점은 선교의 동기다. 단기선교라는 것은 동기가 중요하다. 그 동기가 해외여행을 한번 다녀오는 것에 기울어져 있다면 반드시 뜯어 고쳐야 한다. 해외여행 심리에 편승해 이벤트성으로 단기선교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다. 단기선교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후 꼭 그쪽으로 가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가라.

남병식 교수- 동기가 문제라는 데에 동감한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왜 한국교회가 단기선교사를 많이 보내는가에 대해 보도하면서 그래야 부흥이 되고 헌금이 많이 들어온다고 지적했다. 굉장히 날카로운 지적이라고 본다. 선교를 내세우는 것을 교회 부흥의 도구로 사용하고, 일부러 위험한 지역에 보내는 경향이 한국교회마다 팽배하다. 그런 점을 깊이 반성해야 하지 않겠나. 선교의 순수성을 되찾아야 한다. 순수하다면 단기선교의 부작용이 덜 일어날 수 있다.

“해외의 경우는 어떤가?”

남병식 교수- 미국은 해외선교 조직망과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잘 돼 있다. 또 모든 장·단기 선교사들은 전문 선교단체를 거쳐 떠나기 때문에 전문성과 안전성이 보장된다. 교회는 선교 전문기관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노하우나 전문가가 부족하다. 이런 부족한 점들을 채우기 위해선 한국교회들은 선교단체나 신학교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

권택조 교수- 미국은 선교 준비 기관이 많다. 미국의 단기선교 지원자들은 전문 선교단체나 신학대에서 선교사 프로그램을 받고 그 나라와 정치와 문화를 습득한 후 파송된다. 미국에서는 한 달이나 1년 미만으로 나가는 것도 충분히 준비한 후 나가는 게 원칙이다. 방학기간에 1~2주간 나가더라도 그 지역의 전문가들로부터 훈련을 받고, 정보를 얻은 후 나가야지 무조건 사명감으로 나가는 것은, 마음은 순수할지라도 뱀같이 지혜롭지 못한 처사다. 양자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번 아프간 사태에 대해 한국교회와 교인들을 향한 부탁이 있다면”

권택조 교수- 한국교회는 하나다. 2명이 희생되면서 한국교회 전체가 아파하지 않았나. 한국교회가 선교사 한 명을 보내더라도 ‘우리가 보낸 것’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선교가 안팎으로 비난받고 있지만 선교의 열정이 꺼지지 않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주님 오실 그 날까지 한국교회가 힘써 복음을 전파하자.

/박종배 기자

 
기사게재일: [2007-08-31 오전 10: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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