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탄원

12월 22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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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탄원

   

2009.03.09 10:1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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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목사(교갱협 사무총장)

"우리는 신대원을 졸업하는 순간 주님 나라와 교회를 위해 모든 것을 갖춘 '무적(無敵)의 용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적(無籍)상태'가 됩니다."

지난 2월 19일(목)에 교갱협 주최로 진행되었던 '젊은 목회자 미래사역 준비, 어떻게 할 것인가?' 포럼에서 만난 한 젊은 목회자의 이야기입니다. 금년 2월에 총신대신대원을 졸업하고, 교단 내의 한 중소형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섬기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는 사역현장의 선배라는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었던 저를 부끄럽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그가 했던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놓아 보겠습니다.

"학교 졸업을 했으니 이제 더 이상 학생 신분도 아닙니다. 노회의 목사후보생 신분이기는 합니다만 미래 사역을 준비하는 일에 노회로부터 얻을 수 있는 유익은 선배들이 겪은 과정을 볼 때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너무 냉소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목사안수를 받기까지 필요한 서류를 떼는 곳 정도가 아닐런지요? 사실 엄밀하게 볼 때 구체적으로 사역현장에 들어가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사역의 미래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주는 곳은 거의 없지않나 싶습니다. 총회가 있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총회는 감히 우리로서는 거의 접할 수 없는 조직이 아닌가요? 역시 노회처럼 목사안수의 필수과정인 강도사고시를 주관하는 곳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조금 기대할 수 있는 곳은 교회입니다. 나름대로 건강한 교회로 평판을 얻고 있는 교회에 교육전도사로 사역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존경받는 선배 목사님들 문하에서 사역하면서 직접 배우는 것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런데 성골도 아니고, 진골도 아니고, 그저 목회자가 되겠다는 비전과 소명에 대한 확신 하나로 신대원을 졸업한 저로서는 존경하는 선배 목회자님을 만나는 것은 언감생심 그림의 떡입니다. 이런 생각은 아마 저만 가지고 있는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하략)"

말문을 열고 대화를 하다보니 할 말이 이만저만 많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시간이 없어서 그의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했지만 이야기를 듣는 내내 무엇에 꽉 막힌 것처럼 마음이 답답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금년은 3월 1일이 주일인지라 3월 2일과 3일에 신대원 입학식이 주로 열릴 것입니다. 입학생들 중에는 우여곡절 끝에 신대원을 진학해서 만학의 길에 드신 분도 있을 것이고, 신앙인의 집안에서 태어나 다른 어떤 길도 쳐다보지 않고 그저 목회자가 되겠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신대원에 곧바로 진학한 젊은 신학도도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상황이 어떠하든 신대원 입학식 현장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 주권이 온 땅에 편만해지기 위하여 힘을 다하여 헌신하겠다는 소명일념만이 넘실댈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3년의 신대원 과정을 모두 이수한 졸업생들의 절박함에 가까운 탄원들을 종합해 보면 입학식때 가졌던 헌신의 다짐이 탈색되거나 변하지 않고 신대원 졸업 이후에도 청청하게 빛이 날까에 대한 회의가 듭니다. 물론 개중에는 개인이 할 탓이기 때문에 학교나 노회, 혹은 총회 차원에서 어떤 대책을 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백 번 양보하더라도 신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 미래사역의 현장에서 주어진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요긴한 인재가 되기 위해 준비시켜야 할 책임은 학교를 앞서 섬기는 분들의 책임이라는 사실입니다.

실례로 총신대학교의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학교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신학원(총신대학교) 정관' 첫 머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공시되어 있습니다.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의거하여 고등교육 및 신학교육을 실시하되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이하 '총회'라 한다.)의 지도하에 성경과 개혁신학에 기초한 본 교단의 헌법에 입각하여 인류사회와 국가 및 교회 지도자를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장 총칙, 제1조 목적)

지도자로 양성할 책임 소재가 바로 학교에 있다는 것을 명시한 목적 진술이 사문화되지 않았다면 신대원을 졸업하고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은 단지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 2월 10일 총신대신대원 졸업식에서는 약 천명에 가까운 978명의 졸업생이 신대원 졸업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2009년 3월 첫 주간, 또 그만큼의 신대원 입학생들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들이 3년 동안 신대원 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2012년 2월 졸업을 맞이했을 때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합니다.

바라기는 3년 전 선배들처럼 절박한 탄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3년 동안 다녀보니 우리를 앞서 인도해 주시는 교단의 귀한 어른들 때문에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아무도 우리를 당할 수 없는 '무적(無敵)의 용사'가 되었습니다"라고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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