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남부경찰서 경리계장 경위 임태균
내가 아는 지인 중 큰 가구회사를 운영하는 분이 계신다. 그 업계에서는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지신 분인데 우연한 기회에 그 분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거실에 들어선 순간 낡고 다 헤진 가죽쇼파와 아주 오래된 -족히 몇십년은 되보이는 -가구들이 즐비해 있었다. 아무리 대장장이 집에 칼이 없다지만 나는 그분께 왜 아직도 이런걸 쓰시냐고 얼른 새것으로 바꾸시라고 말씀드리자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아직 멀쩡한데 왜 버리냐고, 그리고 이미 정도 많이 들어서 버리기 아깝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그분말씀이 이해가 잘 되지않았지만 차츰 시간이 흐를수록 그분의 생활습관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실천하려 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얼마전 읽은 모 잡지에서 영국 귀족들의 생활습관에 대해서 나왔는데 그들은 오래되고 낡은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그들은 카펫이나 부츠, 자동차 등을 살 때 가장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구입해 다 닳아 떨어질때까지 사용하곤 한다고 한다. 고위직의 백작도 재킷 팔꿈치 부분에 구멍이 나있는 것을 여러번 본적이 있다고 했다.
지금 고유가 시대로 물가가 폭등하고 지구 온난화 시대에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1회 용품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물건을 해지도록 쓴다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새 물건들로 넘쳐나고 있다.
내 주변을 새 것으로 꾸미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사용해온 분신같은 물건에 대한 애착과 추억은 그 어떤 새 물건과도 바꾸지 못할 것이다. 물건이 이럴진데 오랫동안 함께해온 사람-가족-들은 누구에게나 너무나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