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영하 8도. 한겨울 추위가 불어닥친 2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중앙로의 한 주택가.
'연탄은행'이 적힌 조끼와 앞치마를 걸친 자원봉사자 90여명이 촘촘히 줄을 서서 연탄을 한 장씩 옆으로 건넸다.
마치 연탄운반용 컨베이어 벨트 같았다. 15분 만에 연탄 200장을 배달했다.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한파 속에서
다음 배달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는 봉사자들의 입가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불우이웃의 한숨과 한파를 단숨에 날려 보내는 행복한 미소였다.
이날 연탄나눔 현장을 찾은 자원봉사자들은 순복음원당교회(고경환 목사)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
국민일보와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이 함께 펼치는 '따뜻한 대한민국' 캠페인에 동참하는 '1호 교회'다.
순복음원당교회는 연탄은행에 연탄 1만장 후원기금을 전달하고 덕양구 중앙로·화랑로 일대 연탄지원대상 가구 10곳에 2400장을 직접 배달했다.
순복음원당교회 최성일 부목사는 "매년 김장김치 나누기를 비롯해 지역사회 섬김·봉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연탄 후원이 급감했다는 소식에 연탄후원 사역으로 섬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도들이 찾은 마을은 교회에서 2㎞가량 떨어져 있는 곳으로 독거노인 등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들이 많다.
첫 번째 연탄지원을 받은 가정은 재중동포인 50대 중반의 신모(여)씨다. 2003년 한국에 들어와 일하다 난소암을 얻어 항암치료만 5번이나 받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월 15만원씩 받으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지난 4월 백혈병 진단을 받은 아버지를 돌보고 있는 이웃 주민 이모(60·여)씨도 '사랑의 연탄' 200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