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등 수도권에 있는 대표적인 중대형 아파트의 소유자 중에서 주택담보대출 없이 본인이 소유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은 100명 중 16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채 중 6채 정도는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으며 아파트 한 채당 평균 대출금액은 3억3042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15일 조사됐다.
이는 동아일보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 등 수도권의 대표적인 중대형 아파트단지 4곳을 선정해 각 아파트의 '대표 동(棟)'을 1∼3개씩 추출한 뒤 총 484채의 등기부등본을 전수 조사해 분석한 전형적인 '하우스푸어(House Poor)'의 현주소이다.
484채에서 미분양상태인 17채를 뺀 467채 가운데 집주인이 거주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아파트는 73채(15.6%)에 불과했다. 통계청의 전체 가구 중 담보대출이 없는 가구비율(64.5%)과 아파트 자가거주비율(63.3%)의 두 가지 항목을 감안해 추정한 '대출 없는 실거주자'가 100명 중 40명이라는 수치에는 크게 못 미친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안고 있는 아파트는 265채(56.7%)였고 소유주들이 265채를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금 총액은 865억7180만 원에 이르렀다. 3월 말 현재 가계부채 911조 원 중에서 390조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하우스푸어'를 양산한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연령별로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대출금을 보면 50대가 335억230만 원(38.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212억6330만 원(24.6%), 40대 188억4920만 원(21.8%), 30대 58억4400만 원(6.7%) 순이었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석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서 대출을 이용하거나 전세를 끼지 않고는 중대형 아파트를 장만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등기부등본에 표시되지 않은 신용대출이나 친지로부터 빌린 돈 등을 감안하면 각 가구의 실제 부채 규모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