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입주민은 엘리베이터 따로 타세요"
메세나폴리스 임대 77가구, '대한민국 1%'에 치여
별도 임대용 동선 마련, 커뮤니티센터는 출입금지
대한민국 상류층 1%를 위한 고품격 주거단지를 표방하는 고가 주상복합아파트에 서민 주거의 대표격인 임대아파트가 상당수 포함돼 향후 입주민간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아파트는 GS건설[006360]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분양 중인 '메세나폴리스'.
이는 상업 및 주거시설, 오피스 등 4개동으로 구성된 복합단지로 2008년 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가 2천800만원을 기록했다. 단 2가구뿐인 공급면적 322㎡ 펜트하우스의 총 분양가는 무려 34억1천만원에 달한다.
전체 617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163~322㎡ 538가구, 66~81㎡ 임대아파트 77가구, 조합원 물량이 2가구다. 임대 비율이 12.48%로 10가구 중 1가구를 웃돈다.
GS건설이 이곳에 임대아파트를 넣은 것은 인센티브를 받아 최대한의 용적률을 뽑아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서울시는 임대아파트 및 문화시설 건립과 기부체납 등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실제 메세나폴리스는 임대아파트뿐 아니라 어린이공원 등을 지어 기부체납하고 문화시설인 공연장을 단지내 조성함으로써 합정동 균형발전촉진지구 1구역의 한계 용적률 599.92%에 가까운 599.37%의 용적률을 받았다.
그러나 용적률 확보 수단이었던 임대아파트는 이제 '눈엣가시'로 전락했다.
GS건설은 103동 4~10층에 임대 77가구를 몰아넣고 별도의 입구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일반 입주민과 임대 입주민의 동선을 완전히 분리해 얼굴 한번 마주칠 일이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임대 입주민은 메세나폴리스가 자랑하는 가사도우미, 헬스케어, 헬스트레이닝, 골프강습, 요가강습, 택배보관 및 배달, 이사지원 등의 서비스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이고 공용 커뮤니티시설인 '자이안센터'도 출입할 수 없다.
한 아파트에 살아도 주민 취급은 못 받는 셈이다.
서울시는 오는 5월 단지가 준공되면 임대아파트를 매입해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로 최장 20년간 장기임대할 수 있는 시프트(장기전세)로 분양할 계획이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마포구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3.3㎡당 870만원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메세나폴리스 시프트의 전세금은 최소 1억3천920만원(66㎡), 최대 2억880만원(80㎡) 안팎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마포구청 도시계획과의 한 관계자는 "메세나폴리스에서 나올 임대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원자격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고 전했다.
그러나 임대 입주민들은 사전에 어떤 차별대우를 당하게 될지 파악하기 어려워 입주 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SH공사 시프트 콜센터는 24일 모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재개발·재건축단지내 시프트에 입주하면 커뮤니티시설 등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메세나폴리스의 한 분양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반분양 계약자들은 자산이 최소 15억원 이상에 집이 2~3채씩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면서 "우리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라 고객이 (임대를) 싫어하면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민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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