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한 것을 두고 당내에선 8일 상당한 반발이 일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재·보선 패배로 궁지에 몰린 야당 처지를 감안해 철저하게 실리를 좇은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새정치연합 일부 의원은 우선 "그간 쟁점이었던 특검 추천권을 포기했다"며 박 원내대표를 공격했다.
새정치연합은 야당이나 진상조사위에 특검 추천권을 줄 것을 요구했으나,
전날 합의에선 여당 주장대로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별검사후보추천위가 추천권을 갖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권(與圈) 관계자는
"특검을 유족이나 야당에서 추천하겠다는 야당 주장 자체가 (중립적으로 특검을 추천하게 돼있는) 법 정신에 위배되는 것인데 뭘 양보했다는 얘기냐"며
"오히려 특검후보추천위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는 대한변협이 현재 친야(親野) 성향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서 문제"라고 말했다.
후보추천위는 법무부 차관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회장과 국회에서 추천한 4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현 대한변협 지도부는 세월호 문제에서 야당·유족 측 입장에 주로 서왔다.
또 박 원내대표는 특검 추천권을 내어주는 대신 진상조사위에 유가족 몫을 늘리는 야당 주장을 관철했다.
조사위는 여야 추천 각 5명, 대법원장과 대한변협회장 추천 각 2명, 유가족 추천 3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그동안 여당은 유가족 대표를 두 명으로, 야당은 세 명으로 하자고 주장해왔다. 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그간의 경험으로 보면 특검은 실익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진상조사위에서 수적(數的) 우위를 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유가족도 성향이 갈리는데, 홀수가 돼야 야당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여야는 진상조사위의 활동 기간을 1년 반에서 2년으로 합의했는데, 특검은 사실상 조사위 활동 이후에야 발동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당장 유족 측의 주장이 반영될 수 있는 진상조사위를 '여소야대'로 만들어야 실리를 챙길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도 "특검은 (야당이 추천해서 됐더라도) 제3자이기 때문에 유족만큼 절실할 수는 없다"며
"사고의 당사자인 유족들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진상조사위에서 우위를 갖는 게 낫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