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소사이어티 연례만찬서 새 정부 대외정책·비전 연설
--“한반도·아시아 평화 기여 새 전략적 마스터플랜 짜야”
이명박 대통령은 4.15(화) 19:00-21:45까지(현지시간)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Korea Society)가 주최하는 연례만찬에 참석, 새 정부의 대외정책 및 비전에 대해 연설했다.
만찬에는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도날드 그레그(Gregg) 이사장, 에반스 리비어(Revere) 회장, 크리스토퍼 힐(Hill) 미 국무부 동아ㆍ태 차관보 등 미국의 정ㆍ관ㆍ재계ㆍ학계ㆍ언론계 인사 6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쥴리아니 뉴욕시장과 구티 에레즈 상무장관 등이 예정에 없이 참석해 이대통령과 인사를 나누어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6.25 전쟁에 참전한 많은 미국 병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통적 우방 미국에 대한 깊은 신뢰의 뜻을 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어서 최근의 한미동맹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대해, 이는 “한미관계가 장기적 동맹의 관점이 아니라 이념과 정치논리에 의해 잠시 왜곡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21세기 새로운 국제환경에 직면하여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 그리고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21세기 한미전략동맹으로 부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가치동맹, 신뢰동맹, 평화구축동맹”을 21세기 한미전략동맹의 3대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한편, 이번 연례만찬을 계기로 이 대통령은 평화봉사단원들을 대표하여 케빈 오도넬 전 평화봉사단 단장과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Oberdorfer)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장에게 올해의 밴플리트(Van Fleet) 상을 직접 수여하고 한미관계 발전과 우호협력 증진에 기여한 수상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 이명박 대통령 연설 전문
코리아 소사이어티 도널드 그레그 이사장님, 에반스 리비어 회장님, 그리고 반기문 사무총장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인가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오랜 친구가 좋은 친구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것입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1957년 창설된 이래 지난 반세기 동안 한미 간 다채로운 학술 및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양국의 이해와 교류의 폭을 넓히는 훌륭한 가교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오늘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밴 플리트상을 공동 수상하는 미국 평화봉사단원들과 돈 오버도퍼 교수도 한미 우호협력의 역사를 써 온 많은 공로자들의 실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평화봉사단원들은 한국에서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한국인들의 가슴에 미국에 대한 감사와 신뢰의 마음을 심어주었습니다.
평화봉사단원 희생·노고에 감사…한국방문 초청
이 기회에 그 동안 한국에서 근무했던 2000명이 넘는 평화봉사단원들의 희생과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이들이 한국을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초청하고자 합니다. 특히 캐슬린 스티븐스 씨는 1975년 충남부여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활약하면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고 30여년이 지난 지금 그는 차기 주한 미 대사로 내정됐습니다. 대단히 뜻깊게 생각하며 한국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일해 온 그녀에게 한국 국민의 각별한 기대를 전합니다. 한국 전문가의 길을 평생 개척해 오신 오버도퍼 교수의 저서 ‘Two Koreas’는 한반도와 남북관계를 다루는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미관계의 발전에 동참하고 이를 성원해 오신 여기계신 여러분들이야말로 우리 한국인들의 오랜 친구이자 어려울 때도 항상 같이한 최고의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래 60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국제질서의 틀이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한미관계는 수많은 파고를 거치며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해 왔습니다. 6.25 전쟁에 참전한 많은 미국 병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미동맹, 지난 몇년간 이념과 정치논리에 의해 잠시 왜곡
하지만 지난 몇 년간 한미동맹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한미관계가 장기적인 동맹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이념과 정치논리에 의해 잠시 왜곡되었기 때문입니다. 21세기의 새로운 국제환경에 직면하여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 그리고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을 짜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으로 부를 수 있습니다. 나는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의 비젼으로 가치동맹, 신뢰동맹, 평화구축동맹의 3대 지향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양국은 명실공히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동맹은 가치와 비전을 공유할 때 더욱 힘을 발휘합니다.
한국이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거듭해 온 결과 이제 양국은 한층 성숙한 가치동맹을 이룰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러한 가치의 공감대 위에 한국과 미국은 군사 정치외교 경제 사회 문화 등 포괄적인 분야에서 서로 공유하는 이익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신뢰동맹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신뢰에 기반한 한미 군사동맹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더욱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할 것입니다. 나아가 동아시아 국가들 간 안보신뢰와 군사적 투명성을 높이는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한미가 다자 안보협력의 네트워크 구축에 앞장섬으로써 동아시아의 화합과 도약을 위해 윤활유 역할을 하는 동맹이 되어야 합니다.
한미 FTA 조속히 발효 시켜야
또 한미양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이미 양측이 서명한 한미 FTA를 조속히 발효시켜야 합니다.
한국의 경우 FTA는 수출시장의 확대와 한국경제의 체질을 강화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미 FTA는 미국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선진화된 서비스 산업을 한국에 진출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아시아로 시장을 넓히는데 있어 한국시장을 전략적인 교두보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교류함으로써 한미 두 나라는 서로 더욱 협력하고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힐 특사가 얘기했듯, 이번 방미를 계기로 한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가 서명되면 한미 간 인적교류가 한층 활성화될 것입니다. 한미동맹은 나아가 동아시아 지역 및 범세계적 차원의 전략적 이익을 공유함으로써 국제평화 구축에 기여해야 합니다. 테러 환경오염 질병 가난에 시달리는 곳에 달려가 인도주의에 기초한 인간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북한이 우리 진정성 이해하도록 계속 설득해 나갈 것
존경하는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원 여러분! 한미양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은 역시 북한입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해야만 그리고 북한이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도록 해야만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와 통일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은 외부의 위험 탓이 아닙니다. 북한은 핵 보유의도를 단념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자신에 대한 적대정책으로 혼돈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남북관계는 여타 국가들끼리의 관계와는 다릅니다. 남북은 한민족이며, 언젠가는 통일이 돼야 합니다. 국제사회도 한국이 북한에 대해 가지는 특별함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의 최우선 관심사는 북한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우리는 진심으로 북한 주민들을 사랑하며 북한 체제를 위협할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 경제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북한 주민들이 삶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북한이 이해하고 호응하도록 계속 설득해 나갈 것입니다.
북핵문제의 해결을 도모하고 나아가 남북한 공동번영을 추구함에 있어서 우리 대한민국은 인류 보편적 가치의 틀에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북핵 해결·남북 공동번영 국제사회와 협력
존경하는 회원여러분,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은 민간 차원에서의 한미우호협력의 첨병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미협력강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한미동맹이 흔들릴 때에도 그 중심을 잡아주셨습니다. 이제 한미동맹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앞으로도 양국간 협력을 보완하고 확장함으로써 더욱 큰 역할을 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지난 51년간 보여준 한미관계 증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활동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큰 성과와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한반도가 분단의 역사를 극복하고 새로운 동아시아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께 신의 축복이 있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박기표 기자(
pkp@kucib.net)
기사게재일: [2008-04-17 오전 12:0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