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사는 임 모(59·여) 씨는 3대째 뇌졸중(중풍) 환자다. 조부모와 부모 모두 뇌졸중으로 숨진데 이어 임 씨 자신도 5년 전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뇌졸중과 고지혈증으로 입원치료 중인 정 모(46·여) 씨 역시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임 씨는 "3대째 같은 병력이 있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족 가운데 뇌졸중 병력이 있는 경우 10명 중 4명은 본인도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전대 한방병원 중풍센터(센터장 설인찬)는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25~87세까지의 남녀 1,180명을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한 결과, 전체의 36%가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지혈증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일반인의 고지혈증 발병률이 10%대인 점을 감안할 때,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일반인의 3배 이상 고지혈증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연구를 담당한 설인찬 교수는 "고지혈증은 중풍을 비롯해 고혈압과 동맥경화, 당뇨 등을 유발하고 촉진시키는 방아쇠 인자"라며 "중풍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고지혈증이 많이 나타난다는 건 그만큼 일반인에 비해서 중풍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설 교수는 이어 "중풍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유전적 요인만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면서도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험요소가 있으니 평소 생활이나 식습관에 보다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