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 명씩 소그룹으로 쇼핑 다니는 중국ㆍ일본인이 많이 늘었어요. 이번주 매출이 평소보다 20~30% 정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29일 명동 화장품 매장 직원인 김 모씨는 외국인 쇼핑객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 골든위크(28일~5월 6일)와 중국 노동절(29일~5월 1일) 특수가 본격 시작되면서 백화점ㆍ면세점ㆍ명동 등 쇼핑가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골든위크에는 전년 동기보다 30% 늘어난 13만여 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노동절에는 중국인 관광객 2만여 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ㆍ일본인 관광객 15만여 명이 한국 쇼핑가를 띄울 것으로 예측되는 셈이다. 경기 부진으로 매출 증대에 어려움을 겪던 유통업계는 이번 특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명동 화장품 매장에서는 중국ㆍ일본인이 대량으로 구매한 상품을 2~3개 봉투에 나눠 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국인 왕차인 씨는 "마스크팩 75통과 선크림 20개를 샀다"며 "다섯 명의 친구가 돌아가면서 한국을 찾을 때마다 화장품을 대신 구매해 가져다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김은 명동 기존 매장에 더해 노점상까지 등장해 관광객의 발길을 잡았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은 28일 중국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특히 설화수, 네이처리퍼블릭 등 한국 화장품 매장에는 한꺼번에 수백여 명이 몰려 상품을 고르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백화점도 골든위크ㆍ노동절 특수를 보고 있다. 평소 주말에 비해 전체 매출이 3% 이상 늘며 세일 기간과 비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8일 매출이 평소 토요일에 비해 3%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영캐주얼의 매출은 9%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백화점은 명품관 에비뉴엘 외벽에 `사은품 증정`을 알리는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 광고를 부착하는 등 이번 특수를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특히 외국인 전용 사은품 증정 장소를 본점에 신설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주 말(28~29일) 외국인 대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압구정 본점에서는 중국어ㆍ일본어 통역 전담 인원이 각 층에 배치됐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8일 전체 매출이 전주 토요일(21일)과 비교할 때 3% 정도 증가했다. 특히 회현동에 위채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본점은 매출증가율이 10%에 달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한 중국인 부부는 스포츠 브랜드 매장에서만 300만원어치의 의류 등을 한꺼번에 구입했다"며 "400만원에 달하는 명품 가방과 50만원짜리 스카프를 같이 구입한 관광객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골든위크ㆍ노동절 특수에서 두드러진 점은 3~4명 단위의 `소그룹` 쇼핑이다. 일본 관광객 사이에서는 이미 소그룹 쇼핑이 일반화됐지만 올해는 중국인 사이에도 이런 형태가 확산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 관광객들은 10~20명씩 움직이는 경우가 않았지만 한국 쇼핑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소그룹 형태가 부쩍 늘었다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