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이자 신탁통치 반대운동 등 현대사의 주요 무대가 됐던 경교장(京橋莊·사적 제465호)이 60여년 만에 제 모습을 찾게 됐다. 서울시는 경교장 소유주인 삼성생명·강북삼성병원과 협의 끝에 경교장 전체를 복원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경교장은 1938년 금광업자 최창학씨의 저택으로 세워졌으나, 최씨는 1945년 김구 선생과 임시정부에 경교장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김구 선생은 1949년 경교장 집무실에서 안두희에게 암살당했다.
그 뒤 경교장은 자유중국(대만) 대사관, 미국 특수부대 주둔지, 월남(베트남) 대사관 등으로 쓰이다가 1967년 삼성재단에 매입돼 지금까지 강북삼성병원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2층 서쪽 백범 집무실(69㎡)은 2005년 '백범기념실'로 복원됐지만, 나머지 공간은 약국·창고 등 병원시설로 쓰이고 있다.
시는 올해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교장 복원 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내년 4월 복원 공사를 시작해 2011년 11월 완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광화문역 내 주변 안내도와 출구 이름을 정비하고, 도로유도 표지판을 신설하는 등 관람객들이 경교장을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병원은 내년 3월쯤 경교장에 있는 모든 의료시설을 이전하는 등 복원에 협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