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 연루된 보험사기 그 후..뒤숭숭한 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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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 연루된 보험사기 그 후..뒤숭숭한 태백

   

2011.11.06 22:0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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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탄광촌 특성상 산재처리 경험이 보험사기로 발전"
폐광 후 지역경기 위축ㆍ실업난 가중..'집단적 생계형 범죄'


"가뜩이나 지역경제도 어려운데 '보험금에 눈먼 도시'이라는 오명까지 받게 돼 억울하면서도 부끄럽죠. 이참에 고향을 떠나고 싶습니다."
인구 5만여명의 강원 태백지역에서 주민 400여명이 150억대의 사상 최대 규모 보험사기에 연루되면서 지역 사회는 말 그대로 쑥대밭이다.

지역 주민 1%가량이 보험사기 범죄자로 낙인됐고, 지역 사회는 '보험금에 눈먼 집단'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험사기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는 지역 내 3개 병원장과 사무장 7명, 전ㆍ현직 보험설계사 72명, 주민 331명 등 모두 410명에 달한다.

여기다 주민 200여명도 추가 조사 후 사법 처리될 전망이어서 보험사기 연루자는 인구 100명 중 1명꼴이 된다.

◇ '보험금에 눈먼 도시' 오명.."부끄럽다" VS "과연 우리뿐이랴" = 지난 3일 사상 최대 규모의 보험사기 적발이라는 경찰 발표 이후 나흘이 지났지만 6일 태백지역은 '쓰나미'가 휩쓸고 간 것처럼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보험금에 눈먼 집단'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태백 주민들은 "부끄러워 떠나고 싶다"는 자조와 "과연 우리뿐이랴. 왜 하필 우리냐"라는 항변이 뒤섞여 분위기마저 뒤숭숭하다.

한 집 건너 이웃 주민들이 보험사기로 줄줄이 소환돼 조사를 받다 보니 태백 주민들은 요즘 서로 안부를 묻기는커녕 시선조차 교환하지 못한 채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주민 이모(30)씨는 "태백시민 모두가 보험범죄자로 낙인 찍혀 곤혹스럽다"며 "가뜩이나 지역경기도 어려운데 이미지까지 나빠져 걱정이다. 떠날 수 있다면 태백을 떠나고 싶다"고 토로했다.

사건에 연루되지 않는 병원들도 안팎의 따가운 시선에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 사건과 무관한 태백의 한 병원장은 "평소 입소문이 돌았다. 그동안 누적됐던 일이 '뻥'하고 터졌다"며 "불미스럽고 반성할 일임은 틀림없지만, 왠지 내가 사는 지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우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의 잘못으로 주민 전체가 매도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모(45ㆍ여)씨는 "이번에 연루된 몇몇 사람 때문에 태백시 전체가 보험범죄 도시로 매도되는 것이 너무도 속상하고 부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보험 가입 후 허위 입원환자로 둔갑하는 사례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전국적으로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것이 보험사기"라며 "그만큼 만연한 보험사기로 왜 하필 우리 지역만 매도하는지 억울하다"고 열변을 토했다.

◇ '주민 1% 집단적 보험사기' 왜 태백인가 = 주민의 1%가 연루될 만큼 태백지역의 보험사기가 만연한 것은 안전사고가 잦은 탄광 특성상 산업재해 처리의 학습효과와 폐광 이후 실업률 증가 등 지역 경제 위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 탄광 도시인 태백시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50여개의 탄광이 번성해 인구도 10만명이 넘는 부유한 도시였다. 우스갯소리로 길가던 개도 1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그러나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 이후 탄광은 2개만 남고 나머지는 문을 닫았다. 폐광촌 태백의 인구도 5만여명으로 반 토막 났다.

이후 지역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고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주민들이 보험사기라는 유혹에 쉽게 넘어갔다.

이번 보험사기로 경찰에 입건된 태백 주민의 83%는 무직이나 일용직 근로자로, 지난해 전국 보험범죄의 무직ㆍ일용직 비율 26%보다 3배 이상 많았다.

강원지방경찰청 김동혁 수사 2계장은 "지역경제가 어렵다 보니 경제적으로 안정된 40~50대조차도 보험범죄의 유혹에 빠져들었다"며 "피의자의 76%가 여성이며 이 중 대부분이 40~60대 주부라는 점은 어려운 가정 경제에 주부들이 보험사기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안전사고가 잦은 탄광이라는 지역 특성상 산업재해와 산재보험 처리의 학습효과가 '집단적 보험범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경찰관은 "탄광촌인 태백은 진폐환자는 물론 탄광 안전사고가 잦다는 특성이 있다"며 "이렇다 보니 주민 상당수가 산재처리를 경험하면서 체득한 해박한 보험 지식을 악용해 이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다 각 보험사와 보험설계사들의 치열한 판촉 경쟁과 주민들의 생활고까지 더해지면서 도시 전체가 보험범죄에 마취됐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별다른 일자리가 없는 태백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이 보험관련 업종"이라며 "전국에서 인구 대비 보험설계사가 가장 많다 보니 판촉경쟁도 치열하고 고객 유치하려면 보험금을 되돌려받는 방법도 알려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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