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원 장로의 「효선교회 100년의 숨결」

08월 30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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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원 장로의 「효선교회 100년의 숨결」

   

2008.07.28 01: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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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기독교서회 / 183쪽 / 7,500원

국가와 민족의 역사는 개인 역사의 날줄과 씨줄이 엮여져 만들어진다. 한국교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름 없이 묵묵히 자기 소명을 감당해온 작은 교회들의 역사가 모여 지금의 교회사가 만들어졌다. 그렇기에 한 개인 혹은 개교회의 역사에 아로새겨진 세월의 나이테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경북 의성에서 평생 정직한 방법으로 농사를 지으며 신앙을 지켜온 김영원 장로의 육성은 그저 한 노인의 목소리로 치부하기엔 결코 가볍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73세의 노인이 된 지금까지 한결같이 그의 곁에 존재했던 효선교회의 100년 역사 이야기는 단순한 개교회 역사가 아니다. 이 작은 농촌교회 역사에 한국교회의 역사가 녹아있고 농촌교회의 아픔과 교회분열의 절망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이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교회 역사를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첫 부분은 을사보호조약(1905년 11월)이 성립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1906년 1월 세워진 효선교회 초창기 역사를 다루고 있다. 김 장로는 일제의 검은 속내가 점점 드러나는 상황 앞에서 교회가 어떻게 마을 사람들의 희망이 될 수 있었는지 잔잔한 필치로 적어가고 있다.

1912년부터 3년 동안은 효선교회 역사상 최대 부흥기. 200여 명의 교인들이 너나 없이 하나가 되어 교회를 건축하는 광경이나, 당시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감격적이다.

지금 교회처럼 목회자가 강단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들이 돌아가며 설교를 하는 모습이나, 180리 길도 마다 않고 사경회에 참석하기 위해 봇짐을 지고 걸어가는 성도들의 모습은 잊혀진 우리 선진들의 신앙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특히 질문하고 토론하는 것이 교인들의 일상에 밀착되었던 장면을 보면, 지금의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교회문화가 본래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물론 효선교회 역사에 칭찬할만한 사건이나 널리 알릴 미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일제수난기를 겪으며 신사참배 문제로 순교를 당한 권중하 전도사 이야기나, 막상 해방이 되고 당회장으로 처음 부임한 사람이 신사참배에 앞장섰던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는 우리 민족이 겪은 슬픈 역사의 한 단면이다.

아직까지 이어지는 아픔도 존재한다. 작은 산골마을 교회가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으로 분열되던 여파로 둘로 갈라진 얘기는 현재진행형인 비극이다. 김 장로는 교회 분열의 아픔은 평신도가 나설 때 비로소 치유될 수 있다는 전망으로 글을 맺는다.

이 책은 단순히 효선교회라는 작은 농촌교회 이야기가 아니다. 일찍이 유기농업을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16년 동안 목회자 없는 농촌교회에서 말씀을 전하며 민주화운동에도 적극 동참한 노장로가 외치는 한국교회를 향한 준엄한 경고다. 김 장로는 지금 우리의 신앙이 불과 100년 전의 조상들의 그것과 비교할 때 너무 변질되었다고 한탄한다. 다시 본래의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가자고 외친다. 선진들의 장단점을 잘 살펴보면 우리가 나아갈 방향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게재일: [2004-04-18 오후 5: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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