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9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역사인식과 기독교’를 주제로, 기독교의 올바른 역사인식은 무엇이며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토론회는 홍승표 목사(기독교사상, 편집장)의 사회로 양현혜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역사신학), 윤경로 교수(전 한성대 총장, 한국사), 정경일 원장(새길기독사회문화원, 조직신학), 김은규 교수(성공회대, 구약신학) 등이 함께했다.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를 보면 ‘공의’에 대한 신앙의 응답으로서 독립에 힘써왔습니다. 교계는 이러한 예언자적인 정신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고, 사회의 불의를 고발하는 것 말이죠. 그런데 지금 교계는 ‘복음’만 있고 ‘예언’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러다 ‘영적 기업가’가 되어버릴까 걱정입니다(양현혜 교수).”
“일제강점기 식민사관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 의해 역사교육의 첫 단추를 잘못 꿴 결과 지금은 1929년 반 기독교투쟁 때보다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떨어져 있습니다. 심지어 8월 교황방한 이후로 가톨릭과 개신교가 역전된다는 이야기까지 있습니다. 그동안 잘못했던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역사 바로알기 운동을 전개해갑시다(윤경로 교수).”
“콘스탄틴 이후 기독교는 인간의 뜻을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하여 온 세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또한 세월호 참사 이후 교계 지도자들의 논란성 발언은 우리나라 기독교가 탐욕의 종교임을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이제 교계는 추상적인 하나님(교리, 신학)을 변호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희생자)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정경일 원장).”
“2,000년 전 예수님은 기존 사회의 지배이념을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교회들은 1970년 대 이후 개인구원과 성령중심, 양적성장을 추구하며 사회적 약자들에 더 이상 신경쓰지 않는 왜곡된 구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약자와 희생자의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김은규 교수).”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사회로부터 오해와 지탄을 받는 지경에서, 이번 긴급 신학 토론회가 앞으로 기독교계의 역사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