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유혈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를 신학적으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시도가 한창이다.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네트워크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한국YMCA전국연맹 5층 강당에서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한국 기독교 평화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신학세미나를 열었다.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한국 기독교 평화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는 ▲제국들의 지구정치와 팔레스타인(오이코스생명물결 박성원 대표) ▲팔레스타인과 한반도의 평화, 한국 기독교의 성찰과 과제(아시아태평양생명학연구원 김용복 원장)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평화를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제안(한국YWCA전국연맹 이윤희 사무국장) ▲전체토론으로 진행됐다.
강대국들 패권욕심, 시민사회 압박으로 해결한다
박성원 대표는 발제에서 조지 캐넌의 ‘미 국가전략에 대한 비전’ 문건을 인용하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 원인을 ‘미국의 일관된 대외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궁극적 목적은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것이고 그 수단으로 미군의 개입 및 주둔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강대국들은 세계의 지정학적 상황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작동시켜 자국의 국익을 증대하고 지배력을 높이는데 관심을 두 인권이나 자유나 민주화나 평화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 박 대표의 주장이다.
또한 “전쟁의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2000년부터 팔레스타인을 6,750명(어린이 1,380명)이나 죽이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용의지가 생기면 용의자의 집 자체를 파괴하는 등 국제법을 가장 많이 어긴다”며 “이러한 반인류적 행위에 국제사회는 이에 대한 정당한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관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문제처럼 국제사회가 세계 시민사회의 힘을 결집해서 압박해야 한다”며 세계 시민운동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팔레스타인 사태 남일 아니다…많은 관심 필요
이어진 발제에서 김용복 원장은 팔레스타인 민족의 근대 역사를 ‘강제적 인구분산과정’으로 정의하며, 식민정권에서 이스라엘 국가건설의 과정에 이르면서 체계적인 인구분산 정책의 희생자들이며 민족공동체 형성을 부정당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원장은 “각국에 흩어진 팔레스타인 인구분포는 자연스러운 디아스포라 현상이 아니라 서방국가와 이스라엘의 계획적인 인구 분산 정책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피난민과 디아스포라의 귀향을 궁극적으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3년 전 팔레스타인 크리스천들이 선언한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선언을 필두로 한 희망의 담론도 전개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이슬람 학자들 뿐 아니라 진보적인 유대 학자들도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더불어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진행되는 학살사태를 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역사 속에 흐르는 시대의 흐름이 한반도에도 진행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민족과 우리 민족의 역사는 지정학적인 닮은꼴일 뿐 아니라 민족해방, 민족통일, 세계평화운동에서 긴밀히 연관돼있다”고 강조하며 팔레스타인 사태에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진정한 평화, 팔레스타인으로부터의 요청에도 귀를 기울이자
“국제법을 무시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학살을 일삼는 이스라엘에 대한 불매운동(Boycott), 투자 철회(Divestment), 제재(Sanction)를 골자로 한 BDS 운동을 실시합시다!”
주제 발표가 마치고 제안 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이윤희 사무국장은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평화를 위한 방안으로 BDS 운동을 제시했다.
BDS 운동은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이스라엘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려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서안지구 정착촌의 이스라엘 기업과 거래를 끊도록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게 주요 목적이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국제운동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통치를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소수정권의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과 동등한 수준으로 본다.
이어 그는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제안으로 ▲이스라엘의 인종청소와 군사점령, 인종차별정책 철폐 ▲미국과 EU의 즉각적 개입 ▲한국 정부에 이스라엘 대사 소환 촉구 및 이스라엘제 무기 구입 중단 ▲BDS 한국위원회 조직 및 운동 전개 ▲한국 교계의 BDS 참여 촉구 ▲가자지구 복구 지원 및 팔레스타인 어린이 수감자 지원 위한 모금 캠페인 전개 ▲이스라엘 중심 성지순례에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대안성지순례 캠페인 추진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 촉진과 협력을 위한 올리브나무 캠페인 지속적 참여 ▲한국과 팔레스타인 평화협력을 위한 신학교류 및 청년리더십 육성의 9가지를 제시했다.
기독교계가 팔레스타인 사태를 해결하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의 행보에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