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미션차이나 대회` 오는 20일부터 분당 할렐루야교회에서
중국 가정교회 및 화교권 지도자 대거 방한 중국선교전략 논의
북경 올림픽을 1년 앞두고 중국으로 공략하려는 선교계의 움직임이 만만치 않다. 특히 올해는 중국선교 200주년으로 1807년 로버트 모리슨이 중국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역사적인 선교를 기념하는 해이기도 하다.
중국선교를 주도하는 한국교회는 선교 200주년을 맞아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경기도 분당 할렐루야교회에서 ‘미션 차이나 2007’ 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에는 중국선교전략과 학술대회, 로버트 모리슨 선교사의 중국선교 200년 기념 사진전 등이 마련되고 볜윈보, 토머스왕, 린즈 핑 등 중국 가정교회 및 화교권 교회지도자들이 내한해 중국에 필요한 선교전략을 제안할 예정이다.
중국선교 200년. 한국교회가 중국을 선교지로 공략한 지는 개방 후 15년. 지난 15년동안 한국교회가 중국을 위해 행한 다양한 사역의 성과를 점검하고 중국선교의 과제를 미리 짚어본다.
로버트 모리슨선교사가 중국에서 사역한 기간은 25년 정도다. “가장 어려운 곳에서 가장 축복하기 어려운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그의 기도는 중국을 향했고 뛰어난 중국어 실력으로 사전을 편찬하고 비밀리에 성경을 번역하는 등 은밀한 전도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1834년,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둔 결실은 초라하다. 단지 10여 명의 개종자를 얻었고 그의 죽음 무렵에는 단 3명의 중국인이 신자로 남아 있었다.
물량과 성과를 중요시하는 한국교회가 200년 전 모리슨의 선교를 보았더라면 “저 무슨 초라한 몰골”이냐고 비아냥거릴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 선교는 그 이후로도 계속 어려움을 겪어 왔다.
1807년 이후 140년 동안 세계 각국에서 선교사들이 들어와 하나님의 복음을 전했지만 100만 명도 전도하지 못했다. 스스로 뜨겁게 일어나는 부흥을 목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후에는 종교에 대한 탄압이 일어났고 지금도 중국은 정부가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금 중국은 철저한 통제 속에서도 부흥하고 있다. 그것은 외부의 부흥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고픈 내부 중국인들의 열정이 스스로 불지피는 부흥이라고 중국선교 전문가들은 증언한다. 하나님을 갈망하는 중국인들이 있기에 중국선교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문제는 중국교회가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도와야 하지만 오히려 우리는 선교의 이름으로 중국교회를 분열시키고 쇠퇴시키는 반 복음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한중화기독교인천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정일도목사는 “중국에서 한국선교사를 거부할 정도로 한국교회의 신용이 추락한 상태”라며 중국선교의 신중과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내년 북경 올림픽을 앞두고 각 교회와 단체들이 공격적인 물량선교를 계획하고 있지만 중국 역시 단속을 강화하면서 체제 유지에 나서고 있어 섣부른 선교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목사는 한국교회의 실수로 물량과 성과주의, 중복투자 등을 꼽았다.
중국이 개방되면서 물만난 고기처럼 중국에 뛰어든 한국교회는 교단과 단체를 불문하고 교파이식과 북한 선교 거점 마련에 힘을 기울였고 중국교회가 필요로 하는 돈을 매개로 선교의 문을 두드렸다.
중국어와 중국문화, 공산주의 체제와 정치 등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히 뛰어든 선교사들은 조선족 통역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들마저도 신학적인 배경과 지식이 없어 왜곡된 기독교를 전하기 일쑤였다. 교회를 개척하는 것으로 한국의 파송본부에 보고를 하는 비현실적인 선교사 파송체계는 선교가 쉬운 연안지역에 교회를 밀집시켰고 조선족과 한족에 치중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정목사는 “중국은 13억 인구에 56개의 종족으로 이뤄져 있어 복음화율을 가름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교는 한국이 감당하고 있고 특정지역에 몰려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이것이 바로 향후 중국선교를 논의할 때 해결해야할 과제이며 이젠 양이 아닌 질적인 선교전략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내부회의에서는 신자수를 1억 명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모두 한족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전체 복음화를 위해 넘어야할 산이 많아 보인다.
정일도목사는 중국선교를 위해 화교선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화교는 한국에만 1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고 전 세계 90여개 나라에 6천만 명의 화교들이 포진되어 있다. 화교는 언어와 문화를 이미 이해하고 있는 현지인이나 다름없고 경제활동을 위해 본토에 자주 드나들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헌신인데 화교들의 헌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정목사가 사역하는 인천화교교회의 경우도 성인 성도가 50여명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40%가 노년층이다. 당장 복음의 헌신을 이끈다 해도 다음세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점이다.
정목사는 “중국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할 화교를 찾아내고 이들을 훈련하고 파송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중국선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교복음화를 위한 관심과 투자, 그리고 프로그램과 전략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선교 200년을 맞이한 중국은 조용하다. 드러내고 200년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할 사람도 없거니와 드러나는 선교가 위험한 것은 누구나 다 알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교회는 중국선교 200주년에 큰 의미를 두고 접근하고 있다. 지난 15년 간 전개해온 중국선교를 처음으로 재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미션차이나대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공동준비위원장 유전명목사는 “중국선교를 비밀리에 진행하면서 누가 옳고 그른 지 가려낼 수 없었다. 이번 대회는 중국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역을 중점적으로 분석하면서 지금이라도 중국선교 인프라를 구축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일도목사 역시 “한국교회의 중국선교는 거품이 존재한다”며 “더이상 한국적인 선교가 아니라 중국 현지인을 현지에서 양성하고 현지의 교회를 세우는 선교, 물질이 아니라 진정한 복음을 먼저 맛보게 하는 선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션 차이나대회 기간 중 21~22일 열리는 선교전략회의와 23~24일 진행되는 국제학술컨퍼런스는 중국 내 다양한 사역과 종족에 대한 선교전략과 접근방법, 그리고 화교교회와의 연합사역, 북경올림픽 전후의 중국선교 등에 대한 논의가 심도 깊게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