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마친 후 부모와 자식이 함께 손을 잡고, 교회의 흙 계단을 밟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창 밖에 비가 내리는 가운데, 평안교회 문경희 목사는 처음 신앙을 시작했을 때를 회상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 어느 주일에 아버지 심부름을 하던 중 행복해 보이는 신도들의 모습이 자신을 신앙의 길로 이끌었다고 문 목사는 고백한다.
방황 후 걸은 목회의 길…돌아온 탕자의 심정으로
36년 전 신앙을 시작한 문 목사는 자녀들이 사회에 진출할 무렵 본격적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붙잡으리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세상이 주는 즐거움을 잊지 못한 그녀는 10여 년 전에서야 깨달음을 얻고 참 신앙의 길을 시작하게 됐다.
“하나님께서 일찍 불러주셨는데도 불구하고, 늦장 부리다 혼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문 목사의 표정은 연신 멋쩍은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젊은 시절 계속 여행과 놀이를 즐기다 늦게서야 자신의 사명을 자각하고 목회의 길을 택한 순간들을 회상하며.
시련 많았던 경험들…모든 사람 보듬을 수 있게
“그 때부터 저는 ‘홀로서기’였습니다. 믿고 의지할 분은 오로지 하나님 밖에 없었죠.”
부르심에 대한 확신과 분별에 대한 어려움을 경험하며 하나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문 목사는 그 당시의 상황을 ‘맨 바닥에 헤딩’한 기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부딪히며 깨달은 하나하나의 경험들이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백한다.
“사실 저의 교회에는 세상과 가정으로부터 ‘상처 받은’ 사람들이 많이 옵니다.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그분들도 저도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되어 가는 것이죠.”
박찬영 목사와의 인연…복지선교회와 함께
그리고 그녀는 복지선교회와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제대로 된 신앙을 하고자 하나님께 기도했을 때 돕는 자가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고,
선교회의 대표였던 박찬영 목사를 만났을 때 문 목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0여 년간 박 목사님과 같이 일하면서 많이 배웠는데, 도움을 별로 못 준 것 같아 죄송했습니다.”
바쁘게 일하는 박 목사를 걱정하는 그녀는 겸연쩍은 미소를 머금으며 말한다. 함께 일하는 일꾼들이 빨리 잘 자라서 그분 홀로 무리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인터뷰가 끝날 무렵 문 목사는 창밖으로 맑게 갠 하늘을 바라보며 앞으로 걷고 싶은 길을 말한다.
앞으로 ‘자신의’ 일꾼이 아닌 ‘하나님의’ 일꾼을 키워가고 싶으며, 이를 통해 인천 지역을 복음화 시켜나갈 것을...
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