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의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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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의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2009.10.01 11:4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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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의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막 10:35-45    박명하 목사(수색교회 담임)

2009년 0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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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7편 기자는 자식을 용사의 손에 들려있는 화살에다 비유하고, 이사야 선지자는 메시아를 하나님의 손에 들려있는 날카로운 칼과 화살 통 안에 감추어져 있는 날카로운 화살에다 비유합니다(사49:2). 화살은 과녁을 향해서 날아가 과녁을 명중함으로써 그 사명을 다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주님의 손에 들려 있는 화살이라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 화살을 과녁을 향해 힘껏 쏘실 것입니다. 주님이 화살을 어디를 향해 쏘실까요? 이 화살이 날아가 명중해야할 과녁은 과연 어디일까요? 오늘 봉독한 마가복음 10장 35-45절 말씀은 바로 이 과녁에 관한 말씀입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야고보와 요한 두 제자에게 너희의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십니다. 이 질문에 두 제자는 “주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 우리를 하나는 주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도록 해 주십시오” (37절). 곧 높은 자리 하나 달라는 소원을 이야기 합니다. 이 소원은 두 제자만의 소원이 아니라 다른 열 제자 모두가 다 가진 공통된 소원이었습니다. 이러한 제자들을 향하여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가져야 할 진정한 소원이 무엇인지를 말씀하십니다. 주께서 가르쳐 주신 이 소원은 바로 예수님 자신의 소원이었고 생의 목표였으며 이 땅에서 친히 이루신 목표와 소원이었습니다. 43절-45절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아니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예수님께서 소원하신 과녁은 바로 섬김의 자리였습니다. 화살인 우리를 쏘아 맞출 과녁은 바로 섬김의 과녁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섬기기 위하여 자신을 전적으로 제물로 바치면서 희생하기 원하는 소원! 이 얼마나 우리의 소원과 모순된 소원입니까? 지금 세상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곳에만 관계하라고 가르치고, 육체를 즐겁게 하거나 쾌락을 만족시키는 곳으로 이끕니다. 세상은 물질을 축적하고 소유에 대한 만족감을 자극하게 합니다. 자기를 위한 즐거움, 많이 소유함으로 남보다 뿌듯해지는 우월감, 자기 자랑, 높은 자리와 명예와 영광과 권력을 추구하도록 우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도 그 정욕도 모두 지나간다. 그러므로 무엇을 하든지 썩어질 것을 위하여 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고 말씀합니다. 우리에게는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재산을 소유할 권리도 있고, 자기 행복을 누리며 살 권리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권리들을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다는 것을 배웠고 또 익혀 왔습니다. 이런 권리를 누군가가 빼앗는다면 여기에 분노하며 목숨을 건 투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권리를 누구도 빼앗을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여 법의 보호를 받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런 권리들과는 정 반대로 살아갈 것을 말씀합니다. 섬김을 받고자 하느냐 먼저 섬겨라. 높아지려고 하느냐 낮아지라. 대접을 받고자 하느냐 남을 대접하고, 목숨을 얻고자 하느냐 자기 목숨을 내어주어라. 이처럼 받아야 할 모든 권리를 먼저 포기하라고 말씀합니다. 진정으로 남을 사랑하기 위하여 자기를 희생할 권리, 보수 없이도 기쁨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 어떤 모욕과 천대도 인내하며 참을 수 있는 권리,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내어 줄 수 있는 권리, 한 마디로 이 세상에서 모든 권리를 포기하는 권리를 가지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성경은 우리 모두를 섬기는 종이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섬기기를 기피하고 꺼려해서는 결코 안 되며, 섬기기를 기피하게 하고 방해하는 모든 요소들을 철저히 제거해야 합니다. 섬기기를 기피하게 하고 방해하는 요소들이 무엇입니까? 첫째는 세속적인 관념입니다. 자기를 위한 즐거움, 높아지려는 마음, 명예를 추구하려는 마음, 권세를 얻으려는 마음, 남을 정복하고 싶고 남 위에 군림하고픈 마음, 물질 소유에 대한 만족감, 욕구 충족의 유혹, 쾌락을 추구하는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철저히 배격해야 합니다.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부터 버려야 합니다. 둘째는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세상적인 권리들입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내가 일한 만큼 보수를 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내가 불이익을 당했을 때 당한 불이익에 대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주어집니다. 내가 사랑 받을 권리가 있고 나의 인격을 보호받을 권리도 있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 재산을 모을 권리도 있고 내가 가진 돈으로 편안을 누리며 살 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은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이러한 세상적인 권리들을 포기하고 오히려 종으로서의 권리를 소유하라고 말씀합니다. 여러분, 종으로서의 권리가 무엇입니까? 남을 사랑하기 위하여 자기를 희생할 권리입니다. 보수 없이도 감사하며 기쁘게 일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내 인격이 무시를 당하고 천대와 모욕을 당해도 이웃을 위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라면 그것을 기꺼이 인내하며 참아낼 수 있는 권리입니다. 원수를 사랑할 권리, 미워하는 자를 선대할 권리, 저주하는 자를 저주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축복할 권리, 나를 모욕하는 자를 오히려 위하여 기도할 권리, 나를 배신하고 나를 비웃고 나를 대적하는 자를 오히려 사랑하고 용서하며 섬기는 권리, 잘못이 계속되고 배신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그를 향한 사랑을 계속 느끼고 계속 용서하기로 작정할 권리, 그를 대신 내가 매 맞고, 대신 찢기고, 대신 피 흘려 줄 수 있는 긍휼을 베푸는 권리, 이웃의 고통을 돌아보며 그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삼을 권리가 바로 종으로서의 권리입니다.

 

지리산과 덕유산이 멀리 보이는 첩첩 산골에 거창이라는 인구 4만의 작은 도시가 있습니다. 이곳 거창읍 죽전리에 울타리 없는 시골 고등학교가 하나 있는데 이 학교가 바로 거창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교훈과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민주 시민을 양성하고, 나아가 빛과 소금으로써 정의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어, 평화가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이 학교의 꿈입니다. 이와 같은 꿈을 교육목표로 삼고 지난 53년 동안 모진 고난의 가시밭길을 헤쳐 걸어온 학교입니다.

 

이 학교의 채플실 뒤면 벽에는 교육이념과 교육철학을 모두 담고 있는 ‘직업 선택의 10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①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②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③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④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⑤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⑥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⑦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⑧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⑨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⑩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이 '직업 선택의 10계'는 결국 세상적인 권리를 모두 포기하고 종으로서의 권리를 소유하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프론티어(개척) 정신을 가지고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라는 것입니다. 이 학교는 반세기의 세월을 넘는 동안 이 직업선택의 십계 정신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실제로 걸은 학교입니다.

 

이 세대가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십자가의 길은 정말 외롭고 고독한 가시밭길이었습니다. 재정의 빈곤, 교원확보의 어려움, 그리고 온갖 모함과 위협들, 그리고 시기와 질투에 의한 학교장 파면 등 말할 수 없는 고난의 긴 여정을 이 학교는 53년의 세월동안 단 한 번도 굴하지 않고 오직 야훼신앙으로 홀로 걸었습니다.

 

22회 졸업식 훈화에서 전영창 교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어떤 불의와 부정과도 타협하지 않고 백주에 날뛰는 부조리와 부패를 내 힘이 미치는 데까지 파헤치고 비판하면서 뿌리를 뽑는 일을 꾸준히 해 보렵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 당장에 성공한다고 보증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최후의 승리는 믿지만 이 길은 험난한 길입니다. 냉혹한 길입니다. 코스모스와 장미와 진달래가 핀 길이 아니고 가시와 찔레와 엉겅퀴와 돌과 자갈과 삭막한 모래가 깔린 길입니다. 이 길을 걸어오는 도중 그 몇 십번 거꾸러지고 처박혔던가? 손과 발과 무릎과 정강이와 머리와 눈과 얼굴과 등에 땀이 베이고 똥이 묻고, 피가 스미어 멍들기를 그 몇 번했던가? 이런 길을 걷지 않고 보다 더 넓고 평평하고 탄탄한 도로를 코스모스가 피는 고속도로를 달리고 싶은 때가 그 몇 번이었던가?” 우리는 이 훈화 속에서 종으로서의 권리를 소유하고 험난한 십자가의 길을 끝까지 걸어간 한 교육자의 숭고한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주님의 손에 들려진 날카로운 화살입니다. 쏘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면 화살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화살은 과녁을 향해서 날아가 과녁을 명중함으로써 그 사명을 다하는 것입니다. 화살인 우리가 날아가 맞출 과녁은 바로 섬김의 과녁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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