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대부흥 100주년을 기념해 많은 한국교회에 회개와 부흥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기독교를 바라보는 비기독교인은 물론 기독교인들에게조차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처음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며, 진정한 기독교의 정신을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의 역사’(평단)는 세계속에서 기독교가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는지, ‘이야기 교회사’(살림)는 기독교의 본질을 가르쳐주고 있다.
# 기독교의 역사
기존의 기독교 역사가 교회사에서의 톱 이슈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면 이 책에서는 중세가 암흑기가 아니었음을 밝혀주는 성 안토니우스와 베네딕토 중심의 수도원 운동, 아시아 기독교 역사의 출발점으로서의 네스토리우스파 선교단, 남성중심의 중세 기독교에서 여성신비가인 힐데가르트 등이 세계사의 흐름에 어떤 물꼬를 트고 역할을 감당했는지 밝혀주고 있다. 또한 십자군 운동이 이슬람에 대한 증오와 종교적 충돌이라는 기존의 관점으로 인해 중세를 암흑기로 보는 이해가 아니라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통한 참회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기독교 역사가 2천 년의 장구한 역사를 통해 각 문화권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세계화 시대의 폭넓은 안목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인류 역사 가운데 기독교는 한 번도 역사와 단절된 적이 없었다. 기독교는 단순히 믿음의 세계만을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적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에 대한 초월적 이해를 담고 있다. 즉 세계를 이해하는 분석의 틀인 셈이다.
세계사와의 상호 영향을 고려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기존의 알고 있던 기독교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하게 되고, 이전에는 부각되지 않았지만 세계사에 영향을 미친 이슈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역사는 누가, 어느 시대에 어떻게 재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음을 ‘기독교의 역사’에서 좀더 고증학적이고 과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을 통해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던 문명, 전쟁, 혁명, 사상 등이 기독교와 어떠한 연계성을 가지고 변천했는지, 그리고 진정한 기독교 진리는 무엇인지 재해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 이야기 교회사
기독교인들 중 상당수가 믿음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덮어놓고’ 믿으면서 다른 이들이 믿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만 할 뿐 ‘소망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들은 기독교인들의 믿음을 ‘맹신’이라는 말로 비웃으며 실상 그들을 진지하게 이해하려 하기보다 합리적으로 납득시키면 믿겠다는 말로 신앙의 가치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 교회사’는 성경과 신조, 교회절기와 예식, 신앙과 교회생활이라는 세 개의 큰 구분 아래 진술된 성경, 사도신경, 부활, 성탄절, 세례, 성만찬, 주일, 주기도문, 십계명, 십일조, 직분, 성상, 교회와 같은 주제들은 기독교의 이해를 위해, 바른 기독교 신앙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주제들이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 중 하나는 기독교 신앙을 성서적, 역사적인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사를 이야기하면서도 서양의 명화들과 관련 그림들을 그 성서적, 역사적 배경과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은 기독교 신앙에 대해 강압적으로 이해시키려 하지 않으면서, 무더운 여름의 숨 막히는 일상을 벗어나게 하는 시원한 계곡물과도 같이 우리를 여유로운 독서의 세계로 인도한다. 또한 교회역사가 특정 집단의 역사를 넘어 인류의 문화사의 한 장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만드는 이 책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느냐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읽을 만한 좋은 교양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