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는 가운데, ‘한나헤어클리닉(부천 현대백화점 뒤편)’에도 가을의 정취가 완연하다.
갈색 물결 휘날리며 손님들의 머리를 세심하게 다루는 조행순 원장은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환한 미소로 말을 걸어온다.
“생각해보면 이 넉넉한 공간에 미용실을 허락해준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변 다른 미용실에 비해 비교적 넓고 아늑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이 미용실도 조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연이 많았던 곳이다.
이전에 사용했던 정든 미용실 터를 급작스레 떠나야 했던 상황과 아무리 알아봐도 비용문제가 걸렸던 환경, 그러한 막막함 속에서도 조 원장은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눈물어린 기도로 해결을 부탁했다. 그리고 당시보다 더 좋은 지금의 터를 구하게 됐다는 그녀의 고백 속에 주변은 잠시나마 숙연해졌다.
“이 미용실을 통해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어찌 그리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고 오직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다 하셨다고 고백하는 조 원장은 옛날의 일들을 회상한다.
자신의 의로 전도를 했을 때 겪었던 어려움들을 이야기 하며.
나름 공을 들여 전도했다 싶은 사람이 교회 한 번 들르고 끝나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아팠던 그녀는 엄청난 것을 깨닫게 됐다.
그것은 바로 자기의 의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었다. 오로지 기도로 하나님만 의지하는 것이 답이었다는 것이다.
쓰디쓴 깨달음 뒤의 열매는 달콤했다. 내가 한 것은 없고 오로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겼을 때 전도는 너무나도 쉬웠다.
고객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은연중에 간절히 찾았던 사람들은 하나님을 영접하게 됐다.
“비신자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신자들의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 원장은 최근 지방에서 올라온 어떤 대학생의 사례를 들려준다.
어렸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해오다 대학에 입학하며 문화적 충격을 겪었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 아파한 그녀는 열성을 다해 세상을 좇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녀를 통해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대학생은 마음을 다잡고 다시 교회를 나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조 원장은 단순한 전도뿐만이 아니라 신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도 중요함을 역설한다.
앞으로도 한나헤어클리닉을 통해 계속 하나님께 영광 올리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조 원장의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