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천국” “불신 지옥”.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하루에 한번쯤은 이런 외침을 듣는다. 다른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전도에 열심이지만, 그를 보는 주위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단순한 소음공해를 넘어 “예수를 믿지 않으면 지옥 불구덩이에 떨어진다”는 반 협박적 멘트들은 사람들의 반감마저 유발한다. 이른바 ‘노방전도’라 불리는 이 전도방식을 우리 기독교인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성경에도 나오듯 전도는 우리 기독교인의 본질적 사명임이 분명하지만 이 같은 모습은 같은 기독교인마저도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도라는 자신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는 그들을 함부로 비난할 수도 없는 일, 기독교 안티가 득실대는 지금 노방전도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시대에 뒤떨어진 노방전도 노방전도가 한국교회 부흥에 어느 정도 일조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70~80년대 억압과 통제로 대변됐던 사회 분위기 속에 곳곳에서 울리는 전도의 목소리는 지쳐있는 국민들의 심신에 큰 위로가 됐다. 당시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성경 이야기는 우울한 현실과는 너무나 다른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었기에 노방전도를 통해 교회를 찾고 믿음을 갖게 된 경우도 많았다.
그런 노방전도가 어째서 요즘에 와서는 사람들의 거부감을 일으키는 기독교의 이기적 행동이 되어버린 걸까? 이러한 이유에는 시대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면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더 이상 독재로 인한 억압도, 찢어질 듯 가난으로 인한 굶주림도 찾기 힘들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가난하지 않다. 아니 마음은 전보다 더 가난해졌을지 몰라도 풍요한 일상으로 사람들은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마음의 가난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게 길거리에서 들리는 전도 목소리는 한낱 소음일 뿐이다. 또한 인터넷을 넘어 스마트폰까지 등장한 세상은 사람들의 일상 전체를 바꿔 놓았다. 모든 생각을 사이버공간에서 공유하고, 클릭 한 번으로 모든 일상을 해결하는 최첨단 시대에 그들이 아직도 메가폰을 고수하는 노방전도에 거부감을 갖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