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철새인 까마귀떼가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난 울산 태화강에 올가을 들어 6일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태화강에서 겨울을 나는 까마귀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 큰 부리 까마귀 등 4만6천마리다. 까마귀 월동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까마귀떼는 이달부터 내년 봄까지 겨울을 난 뒤 3월 말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로 떠난다.
까마귀떼가 태화강에 나타난 것은 지난 2000년부터다.
당시 1만마리가 태화강 삼호대숲에서 월동했는데 11년이 지난 현재 개체 수가 5배 가까이 늘었다.
까마귀는 매우 영리하고 추수가 끝난 농경지 등에서 떨어진 곡식이나 해충, 풀씨 등을 먹고 사는 길조로 알려졌다.
울산 태화강에 자연 조성된 십리(4㎞) 대숲이 까마귀떼에게는 천혜의 서식지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겨울 철새가 AI(조류 인플루엔자)를 퍼뜨리는 발생원의 하나로 지목되면서 까마귀떼도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이 됐다.
특히 까마귀 배설물이 인근 주택가로 떨어지면서 태화강 대숲 주변 주민들은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까마귀 월동기간에 환경단체와 함께 '배설물 청소반'을 편성해 주기적으로 차량과 도로 청소를 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까마귀떼는 생태공원 울산 태화강을 알리는 귀중한 자원"이라며 "철새 서식지 조성 사업 등을 통해 까마귀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많은 127종의 조류가 사는 태화강을 철새의 낙원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승 기자